산재신청이 법원에서 받아들여질 경우 기업 이미지에 타격을 입을 뿐만 아니라 정부의 수시 또는 특별감독 대상에 오르기 때문이다.
2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반도체 노동자의 건강과 인권지킴이(반올림)’은 28일 오전 서울 영등포에 위치한 근로복지공단 서울남부지사 앞에서 집단 산재신청과 관련된 기자회견을 개최한다. 이날 반올림은 역대 최대 규모인 19명의 반도체 및 전자산업 근로자들에 대한 집단 산재신청을 할 예정이다.
그동안 삼성전자(005930) 근로자를 중심으로 산재신청이 이뤄졌던 것과 달리 이번 집단 산재신청에는 삼성전기(009150), LG디스플레이(034220), 서울반도체(046890) 등 전자업계의 다양한 기업 근로자들이 포함됐다.
반올림의 이종란 노무사는 “올해 삼성 반도체 공장 문제를 다룬 영화(탐욕의 제국, 또 하나의 약속)가 개봉되고 삼성전자와 반올림의 협상 소식이 알려지면서 전자업계 근로자들이 직업병에 대해 다시 생각하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삼성전자 외에 다른 회사 근로자들도 작업환경과 직업병 발병의 연관성을 제보하거나 문의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고 전했다.
현재 삼성전자는 백혈병 발병 보상을 위해 반올림, 가족대책위원회, 조정위원회 등과 보상을 위한 협상을 진행 중이다.
그동안 전자업계의 직업병 발병은 반도체 업종에 집중됐지만 이제 LCD를 포함한 전 분야로 확산하는 모양새다.
반올림은 “근로복지공단이 직업병 피해노동자들에 대해 신속 공정하게 산재보상을 해야 하지만 긴 조사기간과 협소한 판정기준으로 인정받기가 쉽지 않다”며 “정부가 반도체, LCD, 인쇄회로기판(PCB) 등 전자산업 노동자의 산업재해 문제에 대한 보상과 예방을 위한 노력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