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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틀에 한 번 꼴 대사관 앞 반일 집회…인근 자해 시도까지
경찰에 따르면 지난달 4일부터 이달 11일까지 신고 접수된 서울 일본 대사관 앞 주요 반일 집회는 총 22건이다. 이틀에 한 번 꼴로 대사관 앞에서 집회가 열리는 것. 경찰에 따로 신고하지 않는 기자 회견과 1인 시위까지 합치면 그 수는 더 늘어날 것으로 추정된다.
지난 10일 열린 ‘아베 규탄 4차 촛불 문화제’도 서울 일본대사관 앞에서 진행됐다. 당시 집회 참가자는 총 1만8000여명으로 추산된다. 광복절인 오는 15일에도 일본대사관 앞에는 대규모 집회가 예정돼 있다.
심지어 일본에 항의하기 위해 대사관 앞에서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사고도 발생했다. 지난달 19일 70대 남성이 새벽 일본대사관이 입주해 있는 건물 현관 앞에서 탑승 차량에 불을 붙여 분신을 시도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일본대사관 관계자는 “정확한 건수를 말할 수 없지만 일본 정부에 항의하는 전화가 꾸준히 들어오고 있다”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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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황이 이렇자 일본대사관 측도 사고 대비에 신경쓰고 있다. 대사관 관계자는 “반일 감정이 심화하면서 불미스러운이 생기는 것을 일을 막기 위해 외교부 등의 공식 통로를 통해 보안·경비 강화를 요구했다”고 밝혔다. 실제 서울 일본대사관을 관할하는 종로경찰서는 대사관 상주 경비 인력을 2배로 늘렸다. 또 반일 집회 시 다른 집회에 비해 2배 이상의 경력을 배치하겠다는 방침이다. 경찰 관계자는 “예상치 못한 상황에 대비하기 위해 만전을 기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전문가들은 일본대사관을 향한 과격한 항의 표현은 오히려 역효과를 낼 수 있다고 우려한다. 이신화 고려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일본대사관이라는 정부 기관을 향한 국민들의 감정적인 분노는 오히려 일본 내 여론을 악화시킬 여지가 크다”며 “폭력·비하 등을 통한 반일 운동은 지양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이어 “민간 교류 강화와 정부의 협상 등을 통해 현재의 한·일 갈등을 풀어나갈 방법도 꾸준히 모색해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