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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김정현 기자] 미·중 무역분쟁에 원·달러 환율이 1120원대로 상승하자, 외국인 투자자금 이탈 우려가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특히 외국인 투자자 다수가 환차손에 민감한 환율 레벨이 코 앞으로 다가왔다는 관측이 스멀스멀 나온다. 자금 유출 가속화 가능성을 마냥 배제할 수 없다는 뜻이다.
11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이날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일 대비 4.0원 상승한(원화 가치 하락) 1120.0원에 거래를 마쳤다.
통화가치는 자금 유출입에 큰 영향을 미친다. 이미 내외 금리 차가 벌어진 와중에 원화 가치가 떨어질 경우 자본 유출이 현실화할 수 있다는 우려는 지금껏 있어 왔다.
주가 등락 등을 제외하고 단순 계산해보면 당시 들어온 외국인들은 환율이 1141.9원 밑에 있을 때는 환차익을, 그 반대면 환차손을 입는다는 추정이 나온다.
다만 시장 관계자들은 1120원 중후반대에서도 외국인이 민감하게 반응할 수 있다고 본다. 무역분쟁으로 투자 심리가 위축되면서 증시가 하락 국면에 있는 탓이다.
한 시중은행의 외환딜러는 “현실적으로 환율 1125원 혹은 1130원 정도면 위험할 수 있다고 본다”며 “지금 주가가 떨어지는 추세이고 위험회피 심리까지 커지면 외국인 자본 유출은 계속될 수 있다”고 말했다.
정책당국도 긴장하기는 마찬가지다. 한 관계자는 “(무역전쟁이 부각된) 6월 이후 환율이 많이 오르자 환차손 우려에 외국인 자금이 추가적으로 유출된 것은 사실”이라며 “주가가 하락할 것으로 예상한다면 환율이 조금 오르더라도 자금이 이탈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