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업 노사 갈등 심화…노조연대 또 파업 실시

조선노연 4일 4시간 공동파업
오는 9·10·11일 연속 파업 계획
노조 “사측이 제시안 내놓지 않아”
초호황기 일손 부족 현상 우려
  • 등록 2024-09-04 오후 4:11:27

    수정 2024-09-04 오후 4:11:27

[이데일리 김성진 기자] 국내 조선업체 노동조합이 또다시 연대 파업을 실시했다. 이들은 올해 사측이 임금 및 단체협상과 관련해 적절한 제시안을 내놓지 않는다며 파업에 나섰다. 국내 조선업체들이 기나긴 불황을 지나 이제 막 실적회복에 나선 상황에서 노사 갈등으로 인한 생산 차질이 발생할지 우려된다.

4일 전국금속노동조합 조선업종노조연대(조선노연)는 이날 오후 2시 40분 울산 HD현대중공업 정문에서 공동 파업을 실시했다. 이번 조선노연의 공동파업은 지난달 28일 첫 번째 공동파업에 이은 두 번째다. HD현대 계열사를 비롯해, 한화오션, 삼성중공업, 케이조선, HSG성동조선 등이 조선노연에 포함돼 있다. 삼성중공업 노조는 파업에 참여하지 않고 천막 농성으로 현장 투쟁을 벌였다. 현대미포조선 노조는 현재 조정 신청을 진행하고 있어 아직 파업권을 확보하지 못한 상태다.

HD현대중공업 노조 출정식 모습. (사진=HD현대중공업 노조.)
조선노연은 오는 9일부터 11일까지 3일 연속 파업을 계획하고 있다. 9일에는 오전 9시 30분부터 7시간, 10일과 11일은 13시 30분부터 4시간 파업을 벌일 예정이다.

HD현대중공업은 노조는 다만 파업과 별개로 사측과 교섭은 계속 이어간다는 입장이다. 오는 5일까지 교섭을 실시하고 6일 교섭은 상황에 따라 개최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현재 본교섭 주2회, 실무교섭 1회로 진행되는 교섭 과정을 이번 주부터는 본교섭 3회로 바꾸고 필요하면 추가교섭을 하는 것으로 방침을 정했다.

HD현대중공업 노조는 “교섭한 지 120일을 넘겼지만 현대중공업뿐 아니라 현대삼호, 미포조선, 한화오션 등 제시안을 내놓은 회사가 없다”고 밝혔다. HD현대중공업 노조는 △기본급 15만9800원 인상 △정년 연장(최대 65세) △승진거부권 등을 요구했다.

사측으로서는 쉽사리 노조의 요구를 들어주기 어려운 상황으로 파악된다. 그동안 수천억원 규모의 적자를 내다 이제 막 수퍼 사이클(초호황기)에 진입한 터라, 아직 실적이 안정화됐다고 보기 어렵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이번 조선업 파업이 추석 전에 마무리될지 여부에 관심이 모인다. 만약 추석 지나서까지 파업이 이어질 경우 생산차질로 인해 제품 납기일을 맞추지 못하는 사태도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HD한국조선해양 3사는 올 상반기 기준 약 99조원의 수주 잔고를 보유하고 있으며, 한화오션은 42조원, 삼성중공업은 43조원어치 수주를 쌓아놨다. 이는 각사별로 약 3년치에 해당하는 일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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