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 간판 단 광학렌즈 회사, 한 달 만에 '시노팜 컨소시엄' 주축으로

코렌→지나인제약 사명변경, 장택회 대표 인터뷰
"작년 하반기부터 추진, 9월까지 생산 준비 나설 것"
'돌파 감염' 지적…"전 세계 6번째 WHO 긴급승인"
총 300억원 자금조달 추진…"백신·해외법인 등 사용"
4월부터 잇단 정정공시, "투자자 납입능력 등 감...
  • 등록 2021-07-27 오후 3:09:27

    수정 2021-07-27 오후 9:18:20

[이데일리 박미리 기자] 카메라 광학렌즈 회사 코렌은 지난달 초 사명을 ‘지나인제약’으로 변경했고, 동시에 최대주주와 경영진을 교체했다. 그 이후 지나인제약은 중국 코로나19 백신 ‘시노팜’ 국내 생산·판매 독점권을 확보했다고 발표했다. 업종을 바꾼지 한 달 된 회사가 ‘국내 시노팜 컨소시엄’의 주축이 된 것이다.

(CI=지나인제약)
장택회 지나인제약(078650) 대표는 이데일리와의 서면 인터뷰에서 “최대주주인 지나인인베스트먼트가 작년 하반기부터 중국 국영 제약회사들과 백신 기술 도입 사업을 추진해온 결과”라고 시노팜 사업을 시작한 배경을 전했다. 코렌이 2019년 이후 실적이 악화하자 신성장 동력으로 시노팜 백신을 주목했다는 것이다. 시노팜 백신은 비서구권에서 개발한 백신 중 처음, 전 세계에선 6번째로 세계보건기구(WHO) 관문을 통과했다. 중국, 인도네시아, 몽골 등 50여개국에서 수억명이 접종한 백신이다.

신생과 다름없는 지나인제약이 ‘시노팜 백신’ 사업을 맡게 된 데는 경영진 역할이 컸던 것으로 보인다. 장 대표와 리나 지나인인베스트먼트 대표는 각각 중국 스좌좡건공과과학기술대학교에서 행정관리학, 사천대학교에서 MBA를 전공한 후 중한자유무역(FTA) 민간상무추진위원회 부위원장으로 활동한 ‘중국통’이다.

현재 지나인제약은 시노팜으로부터 코로나 백신 기술을 이전받아 국내에서 독점 생산하고 허가를 받아 국내외 판매할 수 있는 권한을 확보한 상태다. 이달 중 상업화계약(RCA), 계약생산합의서(CMA)를 체결한 뒤 9월까지 생산 준비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한국백신, 일양약품(007570), 한국유니온제약(080720) 등 국내 제약사들과 컨소시엄도 꾸렸다. 지나인제약이 코로나 백신을 대량 생산할 수 있는 여건을 아직 갖추진 못해서다.

장 대표는 “시노팜 컨소시엄은 지나인제약이 사업개발·인허가·마케팅을 맡고 한국백신이 일회용 주사기 생산·인허가 지원, 일양약품이 연구개발·품질관리 및 보증·유통 및 판매, 한국유니온제약이 바이알 제형 생산을 담당한다”고 설명했다. 이후 국내에서 긴급사용승인 신청을 하고 해외에선 WHO ,사전품질인증(PQ) 승인을 받아 코백스, 유니세프 등 국제기구에 수출하겠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최근 ‘시노팜 백신’ 효력에 의구심이 지속 제기된다. 중앙사고수습본부에 따르면 21일 기준 해외에서 백신을 접종한 격리면제자 중 코로나 확진 판정을 받은 이는 23명, 이중 13명이 시노팜 백신 접종자였다. 본래 시노팜 백신은 WHO가 긴급승인을 하면서 밝힌 예방효과도 79%로 모더나(94.1%), 화이자(95%)에 비해 낮았다.

이와 관련 장 대표는 WHO 긴급승인을 받은 만큼 시노팜 백신의 효능, 안정성, 품질은 입증됐다는 입장이다. 그는 “델타형 변이 바이러스 급확산으로 백신의 교차투여 및 부스팅 수요가 확대되고 있다”고 진단한 후 “시노팜 백신 플랫폼인 불활화 방식은 과거 개발된 백신이 다수 있고 신속 개발이 가능하며 중화항체 유도가 우수한 특징이 있다. 섭씨 2~8도의 일반 냉장고에 보관할 수 있어 모더나(영하 20도), 화이자(영하 70도)처럼 특수냉장시설도 필요없다”고 강조했다.

지나인제약은 체질 개선을 계획한 지난 4월부터 운영자금 조달도 추진하고 있다. 제3자 배정 유상증자 약 100억원, 전환사채 총 200억원 규모다. 안정적으로 사업을 영위할 수 있는 자금 확보 차원이다. 그러나 납입일 연기, 발행대상 변경 등 이유로 잇따라 정정 공시가 나왔다.

장 대표는 “코로나 백신 제조 생산라인 구축, 컨소시엄 구성 추진, 지나인제약이 100% 지분을 보유한 필리핀 및 베트남 법인 운영 등에 자금을 집행할 예정”이라며 “투자자 납입능력 및 시기, 향후 회사와의 관계 등을 고려해 일정이 변경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목표한 자금을 원활히 조달해 광학렌즈 양산과 백신 생산·개발·수출 사업을 성공적으로 영위하겠다는 전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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