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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속되는 北 미사일 도발
북한 외무성은 6일 대변인 담화를 통해 “우리의 거듭되는 경고에도 불구하고 미국과 남조선당국이 끝끝내 우리를 겨냥한 합동군사연습을 벌려놓았다”면서 “6. 12조미공동성명과 판문점선언, 9월평양공동선언에 대한 로골적인 무시이며 공공연한 위반”이라고 지적했다.
이날 새벽 북한은 동해상으로 단거리 미사일을 발사했다. 지난 6월30일 판문점 회동 후 북미 실무협상이 이렇다할 진전없이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는 사이 북한은 4번째 미사일을 쏘아올렸다.
외무성은 “우리는 이미 합동군사연습이 조미, 북남관계진전을 가로막고 우리가 이미 취한 중대조치들을 재고하는데로 떠밀수 있다는데 대하여 한두번만 경고하지 않았다”면서 “일방은 공약을 줴버려도 되고 우리만 공약을 지켜야 한다는 법은 없다”고 일갈했다.
여전히 북한은 대화의 여지를 남겨뒀다. 하지만 이번 한미 군사 훈련이 북미 협상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어 추가 도발 가능성도 제기했다.
美 비자 강화..사실상 추가 대북제재
이 같은 상황에서 미국 정부는 지난 5일부터 2011년 3월 이후 북한을 방문하거나 체류한 이력이 있는 경우, 전자여행허가제(ESTA)를 통한 미국 방문을 제한하기로 했다. 통일부에 따르면 7월31일 현재 기준, 이에 해당되는 대상자는 3만7000여명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된다. 이 경우 미국 대사관을 직접 방문해 해당 목적에 맞는 비자를 신청한 뒤 인터뷰 등의 절차를 거쳐야 한다. 다만 공무원으로서 공무 목적으로 북한을 방문했을 경우에는 제외한다.
이에 대해 미측은 지난 2017년 11월 북한을 테러지원국에 지정한 후 미국 국내법(2015 비자면제 프로그램 개선 및 테러리스트 이동방지법)에 따라 진행되는 것이며 기존에 이미 이란, 이라크, 시리아 등 7개 대상국에 대해 시행 중에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사실상 새로운 대북제재라는 지적도 나온다. 이산가족 상봉, 개성공단·금강산 관광 재개 등 남북경협이나 인도적 교류 등이 발생할 수밖에 없는 남북관계의 특수성을 고려했을 때 미국의 이번 비자 강화 조치는 추가 규제라는 설명이다. 북한을 테러지원국으로 재지정한 이후 20개월 만에 이같은 조치를 시행한 것도 비슷한 맥락으로 해석된다.
8말9초 주목..유엔총회 분수령
현재 북미 실무협상 일정은 불투명하다. 지난 1~3일 태국 방콕에서 열린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에서 기대를 모았던 북미 고위급 만남은 실현되지 못했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은 “며칠간 방콕에 있을 것이다” “만날 기회를 갖기를 고대한다”며 러브콜을 보냈지만, 북한의 리용호 외무상은 끝끝내 나타나지 않았다. 미측은 북한의 미사일 도발에도 불구하고 애써 의미를 축소하며 대화 기조를 이어가고 있다.
하지만 북미간 실무 대화가 재개될 시점은 빨라도 8월 중순 이후가 될 전망이다. 북한이 한미군사훈련을 강도 높게 비판하고 있는 상황에서 훈련이 마무리되는 오는 20일 이후에나 북미 접촉이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
유엔총회가 내달 17일 예정돼 있다는 점도 주목할만하다. 리용호 외무상이 총회 연설자로 참석할 가능성이 유력한 가운데, 이를 계기로 실무협상이 이뤄질 가능성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