갭투자 물건 경매行…4월 경매건수 3년 만에 최대(종합)

  • 등록 2019-05-09 오후 3:34:47

    수정 2019-05-09 오후 10:34:05

[이데일리 김정훈 기자]
[이데일리 경계영 기자] 최근 3개월간 경기도 화성시와 충남 천안시에 있는 동일인 소유의 아파트 14건이 경매시장에 나와 낙찰됐다. 갭투자(전세를 끼고 집을 사는 방식)자 임모씨 소유의 아파트로 무리한 대출과 전세를 끼고 샀다가 집값 하락기에 버티지 못하고 경매시장에 내놓은 물건이다. 조만간 임씨가 이들 지역에 사들인 아파트와 다세대주택 8건이 추가로 경매에 부쳐질 예정이다.

4월 전국 법원에서 진행된 경매 건수가 1만1000건을 웃돌며 3년 만에 최대 기록을 세웠다. 집값 호황기에 갭투자 등으로 여러 채 투자했다가 경매로 내몰리는 주거시설 진행건수만 따지면 4년 내 최대치다.

법원경매 전문업체 지지옥션이 9일 발표한 ‘2019년 4월 경매동향 보고서’를 보면 4월 전국 법원 경매 건수는 1만1327건으로 전달보다 15.8% 늘었다. 이는 2016년 5월 1만2153건 이후 3년 만에 가장 많다.

용도별로는 주거시설 경매 진행건수가 전달보다 16.8% 증가한 5006건으로 2015년 6월 이후 4년 만에 5000건을 넘어섰다. 장근석 지지옥션 경매자문센터 팀장은 “전·월세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한 임차인이 강제 경매를 진행하는 등 갭투자자의 매물이 많이 늘었다”고 분석했다.

경기 침체로 상권이 직격탄을 맞으면서 업무상업시설 경매 진행건수도 1932건으로 한 달 새 16.1% 늘었다. 토지 경매 진행 건수는 같은 기간 14.2% 증가한 3985건으로 조사됐다. 2017년 3분기 이후 경매시장에서 낙찰율 자체가 30%대로 뚝 떨어지고 유찰된 물건이 증가하면서 누적된 진행 건수도 그만큼 늘어난 것으로 풀이된다. 단적으로 지난 3월 전국 낙찰율은 33.9%로 3년 내 최저치로 내려갔다.

장근석 팀장은 “부동산시장이 침체되면 경매 투자자들도 입찰에 보수적으로 접근하기 때문에 응찰가가 낮아지고 유찰되는 건수도 늘어난다”며 “추가로 매매시장에서 소화안돼 경매로 넘어오는 물건도 많아 경매 물건이 증가하는 게 일반적”이라고 설명했다.

지역별로는 전국 17개 시·도 가운데 수도권 경매 진행건수가 3384건으로 한 달 새 12.6% 증가했고 대전(123.6%)과 강원(37.8%), 울산(36.9%), 전남(30.5%) 등도 큰 폭으로 늘었다. 인천·부산시만 전달 대비 진행 건수가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가운데 전국 경매 3878건이 낙찰돼 낙찰률은 34.2%, 평균 응찰자 수는 3.8명을 각각 기록했다. 대구와 세종은 평균 응찰자 수가 각각 6.5명, 6.3명으로 유일하게 6명을 넘었다.

낙찰가율(감정가 대비 낙찰가 비율)은 71.6%로 1~3월 이어졌던 60%대를 깨고 반등했다. 세종시의 낙찰가율이 100.8%로 전국에서 가장 높았고 부산(96.8%), 서울(90.9%) 등이 그 뒤를 이었다. 경북의 낙찰가율은 63.3%에 그쳐 전국에서 가장 낮은 것으로 집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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