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 해수부는 브리핑을 열고 심해에 있는 망간단괴를 캐낼 수 있는 독자 기술을 개발했다고 발표했다. 국내 연구진이 지난달 경북 포항 앞바다에서 이 광물을 선상으로 옮기는 양광 시스템 실증에 성공했다는 것이다.
망간단괴는 수심 5000m 내외 심해저에 주로 분포한 감자 모양 광물이다. 첨단 산업 기초 소재인 니켈과 코발트 등 금속을 함유해 ‘바닷속 검은 노다지’로도 불린다.
이번에 연구진은 망간단괴를 수심 500m에 설치한 중간 저장소에 모았다가 파이프를 통해 배 위로 운반하는 데 성공했다. 실제 채광 환경의 5분의 1 규모로 진행한 모의시험이었다. 정부는 지난 2013년 광물을 캐내는 채광 로봇 실험도 마쳤다. 사실상 망간단괴 채취 기술 전반을 개발한 것이다.
그러나 화려한 브리핑 뒤 속사정은 좀 다르다. 해양 자원 개발 사업이 중단될 처지에 놓였기 때문이다.
당장 망간단괴 사업 자체가 지난해에 종료됐다. 1994년 1단계 사업 착수 이후 22년간 4단계에 걸친 개발 일정이 모두 끝나서다. 이번 축소 모형 시험 성공 이후 이뤄져야 할 태평양 현지 채광 시험이나 기술 보완 계획도 현재로선 마련하지 못한 상태다. 비용 부담 때문이다. 정부는 올해 예산 10억원을 들여 현재 확보한 망간단괴 광구 탐사 권한만 유지할 계획이다. 이 탐사권도 올해 4월 권한이 종료돼 오는 7월 국제해저기구(ISA)가 계약 연장 여부를 결정한다.
한 해양 자원 개발 분야 관계자는 “심해 광물 자원 개발은 장기 탐사와 기술 연구가 필요해 단기간에 구체적인 성과를 내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하다”며 “시장 선점을 위해 장기적인 관점에서 전략적인 지원을 하는 것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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