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세로 임대주택 비싸게 매입"…경실련, LH 관련 공익감사 청구

3년간 10조원 이상 매입임대주택에 사용
"혈세 낭비 막을 매입 기준 제시해야"
  • 등록 2024-05-30 오후 7:06:58

    수정 2024-05-30 오후 7:07:01

[이데일리 이영민 기자]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이 매입임대주택을 사들이는 과정에서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세금을 낭비하고 있다며 감사원에 공익감사를 청구했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 관계자들이 30일 오전 서울 종로구 감사원 앞에서 LH 매입임대주택사업 관련 공익감사청구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경실련은 30일 서울 종로구 감사원 앞에서 LH의 매입임대주택사업을 비판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경실련 관계자들은 2022년 이미 한차례 세금 낭비로 감찰을 받았음에도 또 다시 가격이 비싼 매입약정방식으로 임대주택을 매입했다며 감사원에 공익감사를 청구했다.

경실련은 “LH가 최근 3년 동안 10조원이 넘는 금액을 매입임대주택을 사들이는 데 사용했다”며 “특히 기축매입보다 더 비싼 가격을 치러야만 하는 약정매입주택을 사들이는데 총 금액의 80% 이상을 사용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최근 3년 동안 호당 매입가격은 집값 하락과 매입가격 기준 강화에도 계속 상승했다”며 “LH가 업자들에게 혈세를 퍼주기 위해 꼼수를 쓴 것으로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고 밝혔다.

약정매입주택은 민간 건설업자들이 기존 주택을 사들인 뒤 새로 지은 다세대 주택을 LH가 매입하는 방식이다. 업자들의 토지매입 비용과 건축비 등이 모두 반영되기 때문에 통상적으로 기존 주택을 매입하는 것보다 더 많은 돈이 든다.

지난해 2월과 3월 경실련은 두 차례에 걸쳐 LH·SH·GH 등 주택공기업들의 매입임대주택 실태를 공개했다. 당시 경실련은 집값이 오를수록 주택공기업이 더 많은 주택을 사들여 집값 상승을 부추겼다고 지적했다. 지난 2일과 6일에는 이 주택공기업들의 ‘매입임대주택 실태 조사결과’를 발표하면서 “2023년 매입임대주택 매입금액은 경실련의 문제 제기 등으로 크게 감소했지만, 호당 매입가격은 오히려 늘어났다”며 “(주택공기업들이)가격이 비싼 매입약정방식의 임대주택 매입 비중을 늘리는 꼼수로 업자들에게 세금 퍼주기를 계속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경실련 관계자들은 이날 기자회견 직후 △매입임대 주택 고가매입에 따른 혈세 낭비 △무분별한 공공택지 매각 문제 △화곡동 다세대 주택 7억 매입 등 고가매입주택 사례 등을 골자로 한 공익감사청구서를 감사원에 제출했다.

또 매입임대주택 제도개선 방안으로 △신축 매입약정 방식 전면 중단 △매입기준 대폭 강화 △공공 우선 매수권을 활용한 전세사기 주택 적극 매입 △매입임대 주택 정보 투명공개를 대안으로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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