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감사 대단원의 마무리...시만단체 'C학점'

총선 앞둔 맹탕 국감 오명, 스타 의원 보이지 않아
정책보다 정쟁, 상당수 기관장 자리만 데웠다 가
강서 구청장 선거 후폭풍, 여야 모두 쉴 새 없어
대통령 순방비, 비서관 자녀 학폭 등 발굴 이슈 위안
  • 등록 2023-10-27 오후 11:27:34

    수정 2023-10-27 오후 11:27:34

[이데일리 김유성 기자] 지난 10일 시작한 국정감사가 27일 사실상 종료됐다. 11월 초 국회운영위원회, 여성가족위원회, 정보위 국감이 남았지만 국감 시즌은 지난 셈이다.

이번 국감은 총선 6개월을 앞두고 있는 21대 국회 마지막 국감이라는 점에서 기대를 모았다. 국회 사무처에서도 거의 모든 국감을 유튜브에 생중계 하는 등 국민들과의 접점도 높였다. 국회 내 ‘그들만의 경기장’이 아니라 국민들이 함께 보고 판단하는 국감으로 만들려고 했다.

27일 국회에서 정무위원회 국정감사가 열리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관심권 밖으로 밀려난 올해 국감

그러나 뚜껑을 열어보니 해마다 나왔던 국감 스타나 주목받은 이슈가 상대적으로 적었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의 단식과 맞물려 강서구청장 선거가 열렸고 이후 국민의힘이 내홍을 겪는 등 국감은 ‘관심권 밖’이었다.

국정감사NGO모니터단이 지난 24일 간이 평가한 자료도 마찬가지였다. 지난 25년간 전국 국감현장을 평가해왔던 이 단체는 올해 국감의 중간 평가를 ‘C학점’으로 했다.

우선은 국감 기간이 18일로 짧은 편이었다. 국감법에 명시된 30일과 비교하면 매우 짧다. 적어도 20일을 넘겼던 역대 정부의 국정감사 기간과 비교됐다.

이 기간 각 상임위별로 국회의원들이 791개 피감 기관을 감사했다. 일부 기관장은 국감장에 나와 질문 하나 받지 못한 채 돌아가기도 했다. 한 예로 지난 11일 진행됐던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국감에서는 11개 대상 기관 중 9개 기관이 질의를 받지 못했다. 보건복지위는 13일 국감에 나온 13개 대상 기관 중 10개 기관 기관장이 자리만 지키다 갔다.

일부 국감에서는 피감 기관에 대한 질의보다 여야 의원 간 정쟁으로 파행되기도 했다. 한 예로 법제사법위원회 내 감사원 국정감사에서는 전체 시간 13시간30분 중 의사진행발언 시간은 2시간20분이었다. 의사진행 발언 횟수가 78회로 질의횟수(41회)보다 더 많았다. 대법원 감사는 대법원장 임명동의안 부결 파장으로 여야간 책임 공방만 오갔다.

국감을 덮었던 이슈

추석 연휴와 겹쳐 지난 10일 시작했던 이번 국감은 첫 시작부터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 선거에 상당 부분 국민들의 관심을 빼앗겼다. 11일 치러진 강서구청장 보궐선거는 여야 지도부와 소속 의원들이 총출동해 유세 활동을 벌였다. 일개 지자체장 선거지만 전국 유일의 선거인데다 총선을 앞두고 있다는 점에서 높은 관심을 보였다.

선거 결과 국민의힘 후보의 패배였다. 국민의힘은 내홍에 빠져들었고, 이 와중에 국감은 뒷전으로 밀려났다. 이준석 전 당 대표와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 간 설전은 정치권의 이목을 사로 잡았다.

진교훈(왼쪽) 더불어민주당 강서구청장 후보가 지난 11일 강서구 마곡동 캠프사무실에서 당선이 확실시되자 꽃목걸이를 걸고 기뻐하고 있다. 김태우 국민의힘 강서구청장 후보는 패배를 인정하고 고개를 숙이고 있다. (사진=뉴스1)
승리한 민주당도 친명과 비병 간 계파 갈등으로 이 대표가 몸소 나서 통합을 강조해야 할 정도였다. 지난 23일 복귀한 이 대표가 직접 “(가결파에) 왈가왈부하지 않겠다”고 했지만 친명과 비명 의원 간 반목은 여전했다.

국감장 안에서도 정책 국감보다는 정쟁 국감이 우선이었다. 서울-양평고속도로 진실 공방, 채 상병 순직 사고 수사 외압 공방, 홍범도 장군 흉상 육사 이전 논란 등으로 들끓었다.

국감 초반에는 김행 전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 인사 청문회 파행에 대한 책임론을 놓고 여야가 다퉜다. 국감 후반부에 들어서는 국민의힘에서 새롭게 출범한 인요한 혁신위에 이목이 쏠렸다. 인요한 혁신위원장은 “마누라와 아이 빼고 다 바꿔야 한다”고 선언했지만 초반부터 삐걱거리는 분위기다. 강서구청장 보선 패배 후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 체제에 대한 의구심이 커진 상황에서 한계점이 많다고 본 것이다.

그래도 빛났던 이슈

예년보다 덜 했을 뿐 국감에서 주목받은 의원들과 이슈는 있었다. 김영호 민주당 의원은 지난 20일 교육위 국감에서 김승희 전 대통령실 의전비서관 자녀의 학폭 의혹을 폭로했다. 당일 김 전 비서관은 대통령실에 사표를 냈고, 대통령실은 즉각 이를 수리했다. 전국적인 관심을 받게 되면서 학폭 대책에 대한 관심을 다시금 끌어 올렸다.

김영호 교육위원회 더불어민주당 간사가 2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교육위원회의 경기도교육청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김승희 대통령실 의전비서관의 초등학생 자녀의 학교폭력 사건 관련 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외교통일위원회 국감에서는 박홍근 민주당 의원이 윤석열 대통령의 순방 예산에 대한 비판을 했다. 순방 예산 249억원을 모두 소진한 후에 예비비 329억원을 추가했다는 내용이다. 대통령실은 “순방 통해 역대 최대 규모 성과를 달성했다”고 주장했지만, 정치권은 이 이슈로 뜨거웠다.

보건복지부 국감에서는 의대 정원 확대를 놓고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과 보건복지위 의원들 간 토론이 이어졌다. 복지부는 새 국립대 의대나 공공의대를 신설하는 안에는 조심스러운 태도를 비쳤으나, 민주당은 전남 등 의료 기반이 열악한 지역에 의대정원이 배분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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