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민식 보훈장관 "백선엽 친일파 아냐"…홍범도 흉상 이전엔 즉답 피해

국회 정무위, 국가보훈부 종합 국정감사
흉상 이전 의견에 "국방부 일, 요청오면 검토"
"백선엽 장군 역사적 평가는 국민이 할 것"
  • 등록 2023-10-26 오후 5:01:44

    수정 2023-10-26 오후 6:58:36

[이데일리 김관용 기자] 국회 정무위원회의 26일 국가보훈부 종합 국정감사에서도 육군사관학교(이하 육사) 내 홍범도 장군 흉상 이전과 고(故) 백선엽 장군 ‘친일’ 논란이 이어졌다.

박민식 국가보훈부 장관은 이날 종합감사에 출석해 홍 장군에 대해 “독립유공자란 점은 명명백백하다”며 “최고의 예우를 다하겠다는 초지일관된 입장을 갖고 있다”고 강조했다. 박 장관은 전날 국립대전현충원에서 열린 홍 장군 순국 제80주기 추모식에서도 “독립 영웅인 홍 장군의 공적과 역사적 위상엔 의심의 여지가 없을 것이며, 이는 앞으로도 변함이 없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하지만 박 장관은 ‘육사 내 홍 장군 흉상 이전을 반대하는 것으로 해석해도 되느냐’는 황운하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질의에는 “그 일은 국방부에서 하고 있다”며 “(흉상 이전에 관해선) 공식적으로 요청받은 바 없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홍 장군과 관련한 소모적 논란이 더 이상 진행되는 건 좋지 않다고 본다”며 “육사 또는 국방부에서 (흉상 이전에 관해) 공식 요청이 오면 충분히 검토해보겠다”고 말했다.

박 장관은 ‘육사 내 홍 장군 흉상 이전에 대한 찬반 입장을 표하라’는 야당 의원들의 거듭된 요구에도 “독립유공자를 최고로 예우하는 건 보훈부 장관의 책무다”라며 “한 치의 의심을 하지 않아도 된다”는 말만 했다.

박민식 국가보훈부 장관이 26일 오전 서울 중구 안중근 의사 기념관에서 열린 ‘안중근 의사 하얼빈 의거 제114주년 기념식’에서 기념사를 하고 있다. (사진=뉴스1)
특히 박 장관은 ‘백선엽 장군이 친일파가 아니라는 데 장관직을 걸겠다는 발언이 지금도 유효하냐’는 강성희 진보당 의원의 질의에 ‘친일반민족행위자’ 규정을 인정할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그는 지난 13일 국정감사 때도 같은 질의에 “법이 역사적 진실을 마음대로 재단할 순 없다”면서 “역사적 진실을 왜 권력이 정하느냐”고 강조했다.

박 장관은 이날도 ‘백 장군이 친일파가 아니라는 거냐’는 야당 의원들의 거듭된 질의에 “진실을 겁박한다고 (거짓이) 되는 거냐. 법도 잘못됐으면 개정하지 않느냐”면서 “(백 장군에 대한) 역사적 평가는 국민이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노무현 정부 시기였던 2004년 국회를 통과한 ‘일제강점하 반민족행위 진상규명에 관한 특별법’(반민족규명법)은 ‘일본 제국주의 군대에 소위 이상 장교로 침략전쟁에 적극 협력’한 사람을 친일반민족행위자로 규정했다. 이 특별법에 따라 ‘친일반민족행위진상규명위원회’가 2009년 선정한 ‘친일반민족행위자 705인’에 백 장군이 포함돼 있다.

그러나 박 장관은 “그 법(반민족규명법)에는 흠결이 많다고 본다”면서 “앞으로 국민 의견을 많이 수렴해 더 완벽히 보완할 과제가 국회의원들에게 있다고 본다”고 했다. 박 장관은 ‘보훈부가 이념논쟁을 벌여선 안된다’는 취지의 강 의원 지적에 “이념논쟁이 민생과 꼭 구별되는 건 아니라고 본다”며 “(윤석열) 대통령이 말한 ‘이념’은 국가의 방향성”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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