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하이브 vs 카카오·엔씨, 팬덤 플랫폼 전쟁 막 올랐다

네이버-하이브 ‘위버스’, 유수 기업들과 손잡고 글로벌 광폭 행보
카카오-엔씨 ‘유니버스’, 자체 음원·예능 등 콘텐츠 시너지 기대
  • 등록 2021-04-07 오후 6:32:41

    수정 2021-04-07 오후 9:46:41

[이데일리 문승용 기자]
[이데일리 노재웅 기자] 최근 주목받는 ‘팬 커뮤니티 플랫폼’ 시장에서 경쟁하는 하이브(구 빅히트 엔터테인먼트)와 엔씨소프트가 네이버, 카카오와 각각 동맹 관계를 맺고 새로운 경쟁 구도를 형성하고 있다.

하이브, 네이버와 손잡고 기획사→플랫폼기업 도약

7일 업계에 따르면 하이브의 ‘위버스’는 서비스 3년 차인 올 들어 글로벌 유수 기업들과 손잡고 외연 확장에 나섰다.

시작은 지난 1월27일 네이버가 4110억원 규모를 투자해 위버스를 운영하는 하이브 자회사 위버스컴퍼니의 주식 49%를 취득하면서부터. 네이버는 투자를 통해 자사 커뮤니티 서비스 ‘브이라이브(V Live)’를 위버스컴퍼니에 양도하고, 1년의 기간을 거쳐 위버스와 서비스를 통합한다.

협업의 효과는 바로 드러났다. 브이라이브의 월 이용자 수는 3000만명 수준인데, 방탄소년단(BTS) 멤버 정국이 3월 진행한 브이라이브 개인 방송에는 동시 시청자 수가 2200만명을 돌파하면서 역대 브이라이브 실시간 최다 시청자 수를 기록한 것이다.

하이브는 같은 날 YG엔터테인먼트의 자회사 YG플러스에 총 700억원 규모의 투자를 단행했고, 세계 1위 음반사인 유니버셜뮤직그룹(UMG)과 전략적 협업 계획을 밝힌 데 이어 지난 2일에는 미국 대형 레이블인 이타카 홀딩스의 지분 100%를 10억5000만달러(약 1조2000억원)에 인수한다고 발표했다.

위버스. 하이브 제공
네이버와의 협업이 플랫폼 외연 확장의 토대를 마련하기 위함이라면, 이후 행보는 팬 커뮤니티 플랫폼의 핵심인 아티스트 입점이 목표다.

아티스트와 팬이 소통하는 커뮤니티이자 음원과 공연, 굿즈 판매 등으로 연결되는 종합 플랫폼인 위버스에서 아티스트는 가장 중요한 핵심요소다. 지금까지는 세계적으로 인기를 끌고 있는 BTS의 존재가 위버스를 지탱했지만, 장기적으로는 BTS 외에 다른 슈퍼스타의 존재가 필수적일 수밖에 없다.

다양한 레이블과의 파트너십 결과 YG 소속 블랙핑크부터 UMG 소속 그레이시 에이브럼스, 알렉산더 23, 이타카 자회사 소속 아리아나 그란데, 저스틴 비버 등 유수의 글로벌 팝스타들이 위버스 입점을 예고하고 있다. 글로벌 아티스트 유튜브 구독자 수 기준 1~4위(저스틴 비버, 블랙핑크, BTS, 아리아나 그란데 순)가 모두 위버스에 입점하는 셈이다. 아울러 케이팝(K-POP)에만 국한된 플랫폼의 한계를 벗게 된다.

안진아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 레이블 인수는 엔터테인먼트 업계 전반에 지각 변동을 일으킨 이벤트지만 국가 차원에서도 의미가 있다”며 “자국 문화와 비즈니스를 주요 7개국(G7) 선진국에 수출해 판도를 뒤집어 놓은 첫 사례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타카 홀딩스 인수를 글로벌 참조로 삼아 규모가 더 큰 해외 레이블에 대한 교섭력 역시 강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엔씨도 카카오와 협업 개시..범위 확대 기대

신생 후발주자인 엔씨 ‘유니버스’는 카카오와 손 잡으면서 네이버·하이브 동맹과의 팬 커뮤니티 시장 주도권을 둘러싼 경쟁에 불씨를 지폈다.

지난 1일부터 유니버스는 카카오의 음원 스트리밍 서비스 멜론과 플랫폼 연동을 시작했다. 유니버스에 로그인 후 멜론에 가입된 카카오 계정을 등록하면, 멜론 이용권 보유 여부 및 아티스트 콘텐츠 이용 이력이 유니버스로 전달된다.

유니버스에 참여하는 아티스트들의 음원을 스트리밍 및 다운로드해 ‘미션’을 완료하면 유니버스에서 사용하는 재화 ‘클랩’을 받을 수도 있다.

유니버스는 아이즈원 ‘D-D-DANCE’, 조수미X비 ‘수호신’, 박지훈 ‘CALL U UP’ 등 매달 유니버스 독점 음원을 만들고 있는데, 이와 연계한 시너지를 기대케 할 수 있다.

네이버·하이브처럼 투자 등 거래를 통한 동맹은 아니지만, 서비스 연동 등 비즈니스 연관성을 높인 만큼 향후 협업 범위를 더 넓힐 가능성이 존재한다.

예컨대 유니버스에서는 강다니엘이 출연하는 ‘에이전트 블랙잭K’와 몬스타엑스의 ‘아레아51: 더 코드’ 등 자체 제작 예능 콘텐츠들도 다양하게 제작 중인 만큼, 카카오TV와 연계한 콘텐츠 확장도 예상할 수 있다.

유니버스는 인터넷서점 ‘예스24’ 계정과도 연동하고, 패션 전문회사 ‘배럴즈’의 브랜드 ‘커버낫’과 ‘마크 곤잘레스’ 옷으로 아티스트 캐릭터를 꾸미는 등 제휴를 늘리고 있다.

엔씨 관계자는 “아티스트와 팬들이 더 가깝고 즐겁게 소통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을 목표로 유니버스의 외부 제휴를 다양한 분야로 계속해서 확장해갈 것”이라고 밝혔다.

유니버스. 엔씨소프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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