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서도 램지어 논문 비난…"선행연구 무시, 학술적 가치없어"

위안부 문제 연구 학술사이트 시민단체 등 비난성명
전문가 심사 제대로 안 거치고 선행연구도 무시
일본 학계·시민단체 "학술지 게재 철회해야"
  • 등록 2021-03-10 오후 4:04:37

    수정 2021-03-10 오후 4:04:37

마크 램지어 하버드대 로스쿨 교수 (이미지 출처=하버드 로스쿨 유튜브 캡처)
[이데일리 성채윤 인턴 기자]일본 우익 세력의 주장에 동조해 일본군 위안부의 실체를 부정한 마크 램지어 미국 하버드대 로스쿨 교수의 논문과 관련해 일본 학계와 시민사회가 처음으로 비판 성명을 내놨다.

10일(현지시간) 위안부 문제 학술 사이트를 운영하는 일본 시민단체 ‘파이트 포 저스티스’(Fight for Justice)는 역사학연구회, 역사과학협의회, 역사교육자협의회 등 학술단체와 함께 국제 학술지 ‘국제법경제리뷰’(IRLE) 온라인판에 게재된 램지어 교수의 논문 내용을 비판하는 긴급성명을 발표했다.

이들은 성명을 통해 위안부를 공창(公娼)과 동일시하는 램지어의 논문은 전문가 심사를 제대로 거치지 않고 학술지에 게재됐다는 점에서 놀라움을 금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어 램지어 논문은 선행 연구가 무시됐을 뿐만 아니라 일본어 문헌을 자의적으로 취급했고, 중요한 부분에선 근거가 제시되지 않은 채 주장만 전개되고 있다고 비난했다.

이들은 “일본군 위안부 제도는 공창 제도와 깊은 관련이 있지만 동일한 것은 아니다”라며 “위안소는 공창제도와 달리 일본군이 직접 지시하고 명령해 설치하고 관리했다”고 지적했다.

또 위안부는 일본군이 직접 징모(徵募)하거나 일본군의 지시, 명령을 통해 강제 모집됐다며, 일본군이 주체적으로 관여한 사실을 증명하는 수많은 사료(史料)를 무시하고 있다고 램지어 교수의 논문을 비판했다. 램지어 교수가 주장하는 것과 다르게 많은 여성은 공창제도와 관계없이 계약서도 없는 상태로 사기나 폭력, 인신매매 형태로 위안부가 됐다는 사실이 이미 방대한 연구로 확인됐다는 것이다.

성명은 램지어 논문은 위안부를 말단업자와 당사자 여성의 양자 관계만으로 설명하며 이에 대한 일본의 가해 책임을 부정하고 있기 때문에 심각한 문제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일본사회에서 램지어 교수 논문에 대한 비판을 ‘반일’이라고 공격하는 등 혐한이나 배외주의에 뿌리를 둔 움직임이 다시 활발해지고 있는 양상을 우려한다고 전했다.

이런 배경에서 이들은 신뢰할 수 있는 사독(査讀·동료 연구자들의 평가)에 기반해 램지어 논문을 재심사한 뒤 게재를 철회할 것을 IRLE에 촉구했다.

‘파이트 포 저스티스’ 등 일본 시민·학술 단체들은 오는 14일 램지어 논문의 문제점을 정밀 분석·비판하는 온라인 세미나를 여는 등 위안부 실체를 왜곡하는 일련의 흐름에 맞서기 위한 본격적인 활동에 나설 예정이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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