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란 국조특위 출항 했지만…與 “내란 단정하고 조사” 신경전

지난달 31일 출범, 與野 첫 회의부터 ‘삐끗’
與 “공수처·검찰 이어 국회 나서는건 정치적”
‘尹 증인채택’ 등 조사대상 놓고 공회전 우려
민주당 “내란 관련자들 청문회 실시할 계획”
  • 등록 2025-01-02 오후 5:04:13

    수정 2025-01-02 오후 9:54:29

[이데일리 박민 기자] 12·3 비상계엄 사태의 전말을 파헤칠 국회 차원의 ‘국정조사 특별위원회’(국조 특위)가 지난달 31일 닻을 올리고 본격적인 출항에 나섰다. 윤석열 대통령의 증인 채택과 대통령실 현장조사 여부에 관심이 집중된 가운데 출범 초기부터 국정조사의 목적과 대상을 놓고 여야간 신경전이 펼쳐지면서 자칫 공회전만 거듭할 우려도 커졌다.

2일 정치권에 따르면 여당은 국조 특위 출범에는 동의하면서도 국정조사 목적과 조사 대상 등에 대해서는 야당과 다른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국조 특위 소속 국민의힘 한 관계자는 “이번 특위는 비상계엄 사건의 내란 혐의를 조사하기 위함인데, 야당에서는 단정적으로 내란으로 규정하고 특위를 끌고 가려고 한다”며 “이는 헌법재판소의 탄핵소추안 심판에 영향을 미치려는 의도가 있는 것 아니겠느냐”고 반발했다.

3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윤석열 정부의 비상계엄 선포를 통한 내란 진상규명 국정조사특별위원회’ 첫 전체회의에서 안규백 위원장이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사진=연합뉴스)
그는 이어 “이번 12·3 비상계엄 사태에 대해서도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에서 윤석열 대통령 수사와 검찰 비상계엄 특별수사본부 조사가 동시에 이뤄지는 상황인데, 국회에서도 이걸 추가로 조사하는 건 지나친 정치 공세로 본다”고 지적했다. 특히 대통령에 대한 수사·탄핵 심리가 진행 중인 만큼 국회 출석은 부적절하다는 입장이다.

반면 더불어민주당에서는 계엄 선포 당사자인 윤석열 대통령을 비롯해 최대한 모든 관련자들을 국조 특위 청문회장에 세워야 한다는 입장이다. 조사 기간 동안 12·3 계엄 선포 사전모의 여부, 국무회의 심의 적법성, 군 병력·경찰력 동원 과정, 국회 난입 경위, 주요 헌법 기관 점검 경위, 주요 정치인 체포조 운영 등 의혹을 낱낱이 규명하겠다는 계획이다.

국조 특위 민주당 간사인 한병도 의원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정책조정회의에서 “민주당 특위 위원들은 진상 규명 과정에 실체적 진실을 감추고 내란 주요 임무 종사자를 엄호하려는 시도를 절대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며 “대통령실과 국방부, 합참 계엄사령부 등 관련 기관의 모든 자료를 확보하고 관련자들에 대한 청문회를 실시할 계획”이라고 역설했다.

이처럼 여야가 특위 조사 목적과 증인채택 등을 놓고 엇갈린 입장차를 보이면서 향후 조사 과정에서 험로가 예상된다. 무엇보다 야당은 조사 기간도 한 차례 연장하는 쪽에 무게를 두고 있지만, 여당은 이를 저지할 가능성이 높다. 특위 기간 연장은 본회의 의결을 통해 가능하기 때문에 이 사안을 놓고도 여야의 팽팽한 신경전이 예상되고 있다.

한편, 오는 2월 13일까지 45일간 가동되는 국조 특위의 위원장에는 안규백 민주당 의원, 여야 간사에는 김성원 국민의힘 의원과 한병도 민주당 의원이 각각 자리했다. 증인 및 참고인 조사, 기관보고와 청문회, 현장조사 등은 위원장이 여야 간사 협의를 거쳐 위원회 의결로 정한다. 특위 한 관계자는 “다음 회의 일정은 여야 간사 협의 부분인데, 아직 협의가 없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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