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가 러브콜” K조선업계 날개 달았다

높은 인건비·설비 노후화..美 조선업 쇠퇴
中 전함수 추월 ..美 건조·MRO 역량 떨어져
트럼프 정부, 화석연료 에너지 정책 강화
LNG프로젝트 재개..LNG·유조선 수요 증가
  • 등록 2024-11-12 오후 5:43:49

    수정 2024-11-12 오후 11:27:46

[이데일리 하지나 기자]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재집권에 성공하면서 국내 조선업계에 훈풍이 불고 있다. 트럼프 당선인이 직접 한국 조선업에 러브콜을 보내면서 국내 조선사들의 미국 시장 확대 기대감이 높아지면서다. 유례없는 초호황기를 맞이한 가운데 트럼프 효과까지 더해지면서 조선업이 날개를 달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中에 밀리는 美 방산조선업, K조선에 러브콜

12일 클락슨 리서치 및 신영증권에 따르면 올해 들어 전 세계 발주 물량 1910척 중 미국이 수주한 선박은 2척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선박 건조량도 마찬가지다. 올해 미국 선박 건조량은 5척(4만1054CGT)에 그친다.

이처럼 미국 조선업은 높은 인건비와 설비 노후화 등으로 그 기능을 상실한 지 오래다. 특히 방산 조선업은 미국이 가장 절실한 분야다. 국제전략연구소에 따르면 코로나 팬데믹 기간 동안 미국의 전함 보유대수가 중국에 뒤처진 것으로 조사됐다. 미해군의 운영 전함대수는 219척, 중국의 전함 운영대수는 234척(무장 소형 순찰선 미포함)이다.

한화오션이 미국 해군 함정 두번째 MRO 사업으로 수주한 ‘USNS YUKON’함
트럼프 당선인이 한미 조선업 협력 필요성을 언급한 배경도 이 때문이다. 당장 미국내 조선 산업의 경쟁력을 끌어올릴 수 없는 상황에서 한국과 일본 등 건조 역량이 뛰어난 동맹국의 도움을 받을 수밖에 없다.

실제로 한화오션의 경우 지난 8월 국내 조선소 최초로 미 해군 군수지원함 MRO 사업을 수주한 데 이어 이날 미 해군 급유함의 정기수리 사업을 수주했다. 지난 6월에는 한화오션과 한화시스템은 국내 조선업계 최초로 현지 조선소를 인수하며 미국 시장 진출을 본격화했다. HD현대 역시 미국 함정의 MRO 사업을 참여할 수 있는 자격을 확보한 상황으로 내년부터 본격적인 수주 경쟁에 뛰어들 예정이다.

한승한 SK증권 연구원은 “미 7함대 MRO 수주가 가능한 HD현대중공업과 미국 본토 물량까지 수주 가능한 한화오션은 트럼프 재임 기간 동안 계속 부각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화석연료 에너지 부활.. LNG·LPG선 수요 증가

또한 트럼프 당선인이 취임하면 바이든 정부가 추진해왔던 녹색 전환정책들을 폐기하고 석유와 천연가스 등 화석연료를 중심으로 한 에너지 정책을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다수의 LNG 프로젝트 개발이 미국에 집중돼 있는데 바이든 정부의 행정 명령으로 인해 신규 LNG 수출 프로젝트 허가가 중단된 상황이다. 트럼프 행정부가 출범하면 개발이 재개될 가능성이 높으며, 이는 원유와 천연가스 운송량 증가로 연결되면서 LNG(액화천연가스) 운반선과 유조선 수요 증가로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HD한국조선해양이 건조한 LNG선
최근 LNG선 운임 하락에 따른 연료 효율성이 낮은 선박에 대한 신규 교체 수요도 늘어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NH투자증권 정연승 연구원은 “현재 운항 중인 LNG선에서 연료 효율성이 낮은 노후선인 스팀 터빈 형태의 LNG선이 차지하는 비중은 선복량 기준 35% 가량으로 이들은 선령이 25년 이상된 노후선박으로 환경규제 강화 과정에서 CII(탄소집약도)규제상 E등급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면서 “최근 LNG선 운임이 2020년 이래로 역대최저치까지 하락하는 등 이들에 대한 교체 수요가 증가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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