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습격범, 세끼 꼬박 먹고 삼국지 읽기...‘평온한 유치장’

  • 등록 2024-01-04 오후 5:29:36

    수정 2024-01-04 오후 5:29:36

[이데일리 홍수현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습격한 피의자가 여느 범죄자와 달리 유치장에서 태연한 태도를 유지하며 전형적인 확신범의 행태를 보이고 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흉기로 찌른 혐의로 구속영장이 청구된 피의자 김모씨가 4일 부산 연제구 연제경찰서에서 나와 구속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기 위해 걸어가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4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피의자 김씨는 범행 후 유치장에서 제공된 식사를 꼬박꼬박 챙길 뿐 아니라 책도 읽고 있다.

그는 경찰에 “책을 읽고 싶다”고 요구해 경찰이 책 대여목록을 제공하자 ‘삼국지’를 골라 읽은 것으로 알려졌다.

김씨는 다른 피의자들과 달리 많은 카메라 앞에서도 고개를 잘 숙이지 않는 모습도 보였다. 오히려 촬영하는 취재진의 카메라를 이따금씩 정면으로 응시하기도 했다.

경기대학교 범죄심리학과 공정식 교수는 이러한 행동들을 자신을 ‘확신범’이나 ‘사상범’으로 볼 때 나온다고 매체에 설명했다.

공 교수는 “증오범죄는 스릴 추구형, 반영형, ‘사명형’ 3가지로 나뉘는데 정치인들을 대상으로 하는 경우 대부분 사명형”이라며 “이는 사상범이나 확신범으로 불리는 것처럼 자기의 행위가 잘못된다는 인식 없이 하는 행동이다”고 말했다.

이어 “자신의 어떤 신념에 기초를 한 것이기 때문에 피해자를 정당한 피해자로 보지 않고 혐오의 대상으로 인식하기도 한다”고 덧붙였다.

확신범은 대부분 범행 전 치밀하게 계획을 세우는 성향을 보이는데 김씨를 둘러싼 정황들도 이를 뒷받침 한다.

김씨는 지난달 15일에 이어 범행 전날인 지난 1일에도 이 대표의 일정을 따라다닌 모습이 포착됐다. 완벽한 범행 타이밍을 노린 것이다.

이 뿐만 아니라 흉기로 쓰기 위해 등산용 칼을 일부러 개조했다는 것으로도 우발적 범행이 아닌 계획 범죄라는 점을 짐작할 수 있다. 또 김씨가 범행 직후 경찰에 직접 ‘살인 고의’를 밝힌 것도 이를 방증하는 대목이다.

공 교수는 “유튜브에 집착한다거나 정치 관련 행사를 많이 보면서 스스로 신념을 높여 가고, 피해의식이나 피해망상을 만들기도 한다”면서 “치밀하게 범행을 계획하고 그 상태에서 범행하기 때문에 기회주의적 우발 범죄라고 보기는 어렵다”고 밝혔다.

한편 부산지방법원은 이날 김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 2시간 만에 발부된 것으로 법원이 사안의 중대성을 고려해 신속한 결정을 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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