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보겸 기자] 국민의힘 지도부가 6·1 지방선거 공천 감산 규정을 두고 논란인 가운데 이준석 대표와 김재원 최고위원 간 진실공방도 절정으로 치닫는 모양새다. 김재원 최고위원이 “탈당 경력자 감산이 담긴 초안을 가져온 건 이준석 대표”라며 화살을 돌리자 이 대표가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려 한다”며 반박했다.
|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23일 오전 국회에서 정의당 여영국 대표와 만난 뒤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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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대표는 이날 페이스북에서 김 최고위원을 겨냥해 “당 기획조정국에서 만들어온 공천기획안 초안을 놓고 제가 만들어왔다느니 이야기 중인데 회의록에도 제가 거부한 내용과 더불어 마지막까지 광역단체장에라도 적용하지 말자고 이야기하는 내용이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50분 뒤 다시 글을 올려 “코로나19 격리 중에 이미 3월15일 공천 기본방향에 대해 시도당위원장 회의에 화상으로 연결해서 언급한 내용을 정리한 문서”라며 ‘시·도당위원장 회의 주요 논의 사항 회의록’을 찍은 사진을 올렸다. 그러면서 “현역의원 광역단체장 출마자에 대한 페널티 미부과 등에 대해 일관된 이야기를 하고 있다”며 “자꾸 당 대표에게 떠넘기기를 시도해 공천에 잡음을 만들지 않았으면 한다”고 경고했다.
자신은 현역 출마자나 탈당 후 무소속 경력 출마자에게 적용되는 모든 감점을 반대했다는 것이 이 대표의 설명이다. 지난 21일 국민의힘 최고위원회는 6·1 지방선거 후보 공천과 관련, 현역 국회의원이 출마할 경우 10%를, 최근 5년간 무소속 출마 경험이 있으면 15%를 감점하는 페널티 규정을 만들었다.
이는 홍준표 의원을 겨냥한 것 아니냐는 논란으로 이어졌다. 이 규정에 따라 대구시장 출마를 선언한 홍 의원이 25% 감점을 받게 됐기 때문이다. 홍 의원은 2020년 총선에서 공천을 받지 못하자 탈당한 뒤 대구 수성구을에서 무소속 출마해 당선된 뒤 1년 4개월만에 국민의힘에 복당했다.
공교롭게도 김 최고위원도 대구시장에 출마하면서 논란은 증폭됐다. 김 최고위원이 자신의 강력한 경쟁자인 홍 의원의 대구 출마를 견제하기 위한 규정이라는 것이다. 이에 김 최고위원은 이 대표가 가져온 초안이 더 가혹했지만 페널티를 줄이자는 의견을 낸 건 오히려 자신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홍 의원과 함께 21대 총선에서 무소속으로 출마한 뒤 복당한 권성동 의원도 페널티 규정에 문제를 제기했다. 권 의원은 이날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최고위원회의 결정은 누가 봐도 특정인(홍준표)을 염두에 둔 결정으로 보인다”며 “최고위 결정이 공정하지 못하다고 본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