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6일 ‘윤석열 정부’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인수위) 관계자는 “(금융위원회와 금감원의 역할조정과 관련해) 인수위에서 토론을 종합적으로 해봐야 할 것”이라며 금융감독체계 개편 가능성을 열어뒀다.
금융감독체계 개편이 대선 때마다 논의 테이블에 오르는 것은 금융위와 금감원 간의 역할조정이 비효율적이고 부작용을 초래한다는 인식 때문이다. 2008년 이명박 정부가 기존 금융감독위원회를 금융위와 금감원으로 이원화해 금융산업·금융감독 정책은 금융위에, 검사·감독 업무는 금감원에 부여한 뒤부터 이 같은 논쟁은 지속되고 있다.
금융위가 금융산업과 금융감독을 사실상 모두 맡고 있어 감독기능이 약화되고 있다는 비판이 대표적이다. 금융위가 컨트롤을 하고 있어 금감원이 관리감독을 철저하게 수행할 유인이 떨어진다는 것이다.
담당 인수위원도 금감원 축소론자 알려져
윤석열 당선인 측의 인식은 후자에 가깝다는 분석이 나온다. 윤석열 캠프 정책본부 부본부장으로 경제공약 전반을 도맡았던 윤창현 국민의힘 의원은 대표적인 금감원 축소론자다. 지난해 10월 국회의 금감원 통제를 강화하고, 금감원장이 금융위 당연직 위원으로 의결권을 행사하지 못하는 내용의 금융위 설치법 개정안을 대표발의했다. 또 금감원의 금융사 임직원에 대한 징계남용을 방지하기 위해 면직·정직·감봉 조치는 금융위 의결을 거치도록 했다.
금융정책을 담당하는 인수위 경제1분과 인수위원으로 참여하게 된 신성환 홍익대 교수도 금감원의 기능 축소에 동의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013년 신 위원은 금융위가 주관한 ‘금융감독체계 선진화 태스크포스(TF)’ 위원으로 참여했는데, TF는 최종적으로 “제재관련 업무는 금융위가 맡아야 한다”는 내용을 발표한 바 있다. 당시 신 위원은 금융감독 업무 역시 민간이 아닌 공무원이 해야 한다는 의견을 개진한 것으로 전해진다. 민간기구인 금감원보다는 공무원 조직인 금융위에 힘을 싣는 내용이다.
학계 및 업계에선 의견이 첨예하게 갈리고 있다. 초대 금융위원장을 지낸 전광우 세계경제연구원 이사장은 “우크라이나 사태가 어떻게 이어질지 모르는 상황에서 금융위에 힘을 빼서는 안 된다”며 “기재부의 국제금융 업무도 금융위가 총괄하도록 하고 금융위에서 금융부로 격상하는 등 힘을 실어야 한다”고 말했다.
반면 김대식 한양대 교수, 이인실 서강대 교수, 전성인 홍익대 교수 등은 “금융감독은 행정부로부터 독립된 공적 민간기구가 수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금융위의 금융산업정책 기능은 기획재정부로, 금융감독 기능은 금감원으로 이관해야 한다는 주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