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에 적자 소식으로 우울한 보안업계…올해는 다를까

R&D비용 증가·회계기준 변경에 지난해 적자전환…“일시적 영향”
올해 투자 결실 기대…“신사업, 본격 매출성장 이끌 것”
“1분기는 계절적 비수기…코로나19 영향 제한적”
  • 등록 2020-03-06 오후 4:44:32

    수정 2020-03-06 오후 4:44:32

[이데일리 이후섭 기자] 코로나19 여파가 국내 산업계를 강타하고 있는 와중에 일부 보안업체들은 지난해 실적 부진 소식마저 더해져 분위기가 가라앉았다. 인공지능(AI) 솔루션, 엔드포인트 위협 탐지·대응(EDR) 솔루션 등의 신제품 개발 비용으로 인해 적자를 면치 못한 것이다. 다만 지난해의 부진은 일시적인 비용 증가의 영향이고, 올해는 이제까지의 연구개발(R&D) 투자가 본격적으로 결실을 맺을 것이라는 기대가 커지고 있다.

R&D비용 증가·회계기준 변경에 적자전환…“일시적 영향”

6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파수닷컴(150900)은 지난해 영업손실 29억원을 기록해 전년대비 적자전환했다. 지난해 매출액은 357억원으로 전년대비 10% 증가했음에도 데이터 3법 개정을 대비한 개인정보 비식별화 부문에 대한 투자로 인해 적자를 면치 못한 것이다.

다만 지난해 실적 부진은 보수적인 회계 처리기준 변경으로 예상치 못했던 회계상 손실이 추가 반영됐다는 진단이다. 김재훈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지난해 4분기 회계기준 변경에 따른 매출채권 대손충당금 및 무형자산에 대한 상각비 증가로 인해 기대와 달리 수익성이 악화됐다”면서도 “이는 회계상 손실이기에 현금흐름은 이상 없다. 지난해 영업현금흐름은 전년대비 크게 개선됐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분석했다.

이스트시큐리티의 모회사인 이스트소프트(047560)도 연결기준 영업손실 28억원으로 적자전환했다. AI 분야 연구인력 확충으로 인건비가 증가했고, 자회사 줌인터넷의 코스닥 상장비용이 발생한 탓이다. 라온시큐어(042510)이글루시큐리티(067920)도 신제품 연구개발 비용이 증가하면서 지난해 영업이익이 전년대비 각각 47%, 43% 급감했다. 지난해 EDR 신제품 `지니안 인사이츠E` 2.0버전 개발에 나선 지니언스(263860)도 매출액은 전년대비 16%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3% 줄었다.

올해 투자 결실 기대…“신제품 본격 매출성장 이끌 것”

보안업계에서는 올해는 분위기가 다를 것으로 자신하고 있다. 지난해까지 신사업 및 신제품 투자가 마무리됐고, 연초부터 나타나기 시작한 성과가 실적 개선을 이끌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파수닷컴은 올해 데이터 3법 시행에 따른 비식별화 솔루션시장 활성화 수혜가 기대된다. 또 미국 등 해외 시장에서 디지털저작권관리(DRM), 파수 데이터 레이더(FDR) 등의 제품도 의미있는 성과를 낼 것으로 예상된다. 회사는 최근 `RSA 컨퍼런스 2020`에서 글로벌 제조업체 및 금융기관과 보안솔루션 공급 협의에 탄력을 받았다고 밝히기도 했다.

김재훈 연구원은 “파수닷컴의 올해 매출액은 전년대비 19% 증가한 425억원, 영업이익은 54억원으로 흑자전환할 전망”이라며 “이미 다수 전문기관 및 기업에 비식별화 솔루션을 공급하고 있어 올해 본격적인 매출 성장이 나타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스트소프트와 지니언스는 EDR 시장 확대에 기대를 걸고 있다. 이스트시큐리티는 지난해 4월 기존 백신 프로그램 `알약`과 위협 인텔리전스 `쓰렛인사이드 서비스`를 연동한 `알약 EDR`을 출시했다. 올해 EDR 시장에서 점유율을 높이는 것을 목표로 적극적인 영업에 나서고 있다.

이스트소프트 관계자는 “알약 EDR과 쓰렛인사이드 서비스 등 신규 제품군에서 매출이 서서히 발생하기 시작했다”며 “EDR은 기존 백신과 함께 사용할 수 있는 제품으로, 정체된 백신 시장 규모도 같이 늘려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지니언스도 지난 1월 신제품을 출시하며 지난해 NH농협은행 10만여대 수주에 이어 한국도로공사, 대기업 제조업체 S사 등과도 계약을 체결했고, 최근에는 병원에도 EDR을 공급하기로 했다. 추가로 10여군데와 기술검증(PoC)도 진행 중이다. 증권가에서는 올해 EDR 시장규모가 15억달러(약 1조8000억원)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EDR 업체들의 외형 성장을 이끌 것이라는 낙관적인 전망이 나온다.

“1분기는 계절적 비수기…코로나19 영향 제한적”

라온시큐어는 올해 블록체인 기반의 분산형 신원인증(DID) 서비스 사업에 집중하고 있다. 지난해 4월부터 병무청과 함께 인증서 없는 민원서비스 제공을 위한 블록체인 플랫폼을 공동으로 구축하기 시작해 지난 1월 서비스를 정식 오픈했다. 이글루시큐리티는 지난 2월 기계학습 알고리즘을 활용한 AI 기술 관련 특허를 획득해 보안관제 솔루션 강화에 나섰고, 본격적으로 보안 스타트업 투자에도 나설 방침이다.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로 분위기가 침체됐지만, 1분기는 기업들의 보안 예산이 아직 확정되지 않은 시기라 비수기로 볼 수 있다”며 “반기마다 보안솔루션 라이선스를 갱신하거나 신규 도입하는 경향을 감안하면 2분기와 4분기가 성수기라 코로나19 확산세가 잠잠해지고 나서 본격적인 수주를 기대해 볼 만 하다”고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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