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들이 본 청산강철 논란…"무분별한 외투 막을 법제화 필요"

중국 철강업계 잇따라 국내 생산공장 투자 시도
오현석 교수 "시장 교란 위험…산업영향평가 도입해야"
정은미 산업연구원 본부장 "국내 성장잠재력 약화
자칫 미국 등 통상분쟁 타깃될 수 도 있어" 경고도
  • 등록 2019-07-03 오후 3:39:36

    수정 2019-07-03 오후 3:39:36

박명재(앞줄 왼쪽 세번째) 국회철강포럼 공동대표를 비롯한 관련 국회의원, 철강업계, 학계 관계자들이 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진행된 ‘외국인 투자 법제현안과 개선방향’ 국회철강포럼 정책 세미나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한국철강협회 제공
[이데일리 남궁민관 기자] 최근 중국 철강업체들이 잇따라 국내 진출을 시도하고 있는 가운데, 관련 전문가들이 국내 산업의 피해를 방지하기 위한 범정부 차원의 법제화가 추진돼야 한다고 한목소리를 냈다. 단순 실적을 위해 지방자치단체들이 무분별한 외자투자를 단행할 경우 국가 기간산업 및 전략산업 경쟁력이 자칫 크게 훼손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오현석 고려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겸임교수는 3일 ‘외국인 투자 법제현안과 개선방향’을 주제로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회철강포럼 정책 세미나에서 “시장 교란과 같은 외국인 투자의 부정적 영향을 막기 위해서는 환경영향평가와 같이 산업영향평가 도입을 검토해야한다”고 주장했다.

먼저 오 교수는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외국인 투자를 제한할 수 있는 방법은 현행법상 그리 많지 않다”며 “외국인투자촉진법 내 국가의 안전과 공공질서의 유지 등 포괄적으로 제한하는 규정, 산업기술의 유출방지 및 보호에 관한 법률 상 국가핵심기술 유출이 국가안보에 심각한 영향을 줄 경우 제한하는 규정 정도”라고 설명했다. 즉 중소기업, 지역경제, 사회문화에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는 외국인 투자를 막을 방안은 사실상 빈약한 수준이라는 지적이다.

이에 오 교수는 “국내 산업보호는 글로벌 통상문제를 일으킬 수 있는만큼 중소기업 보호, 과잉생산 방지 등 적절한 명분을 통해 산업영향평가 제도를 도입할 필요가 있다”며 “특히 큰 규모의 투자에 한해 투명하고 공정한 평가 절차를 도입해 외국인 투자 촉진에 부담이 되지 않도록 세심한 검토가 진행돼야한다”고 강조했다.

전세계 주요 국가들은 최근들어 외국인 투자를 제한하는 경향이 강화되고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정경화 법무법인 태평양 변호사는 “전세계 외국인 투자가 확대되고 있는 가운데, 소유지분 비율을 제한하거나 일부 산업 자산에 대해 사전허가를 요구하는 방식에서 국가안보에 위협이 될 경우 아예 제한하는 방식으로 외국인 투자 규제 정책이 변화하고 있다”며 “국가안보 개념 역시 신기술은 물론 개인정보, 기간산업, 데이터 유출 및 전달까지 확장된 마당”이라고 설명했다. 미국의 외국인투자 심의위원회(CFIUS)가 국가안보 위협과 관련한 심사범위를 주요 기간산업으로까지 확대해 중국의 미국 내 반도체, 석유화학 업체 인수를 저지한 사례를 제시했다.

특히 이번 세미나에서는 최근 철강업계 논란을 불러일으킨 중국 청산철강과 밍타이그룹의 국내 생산공장 설립 추진에 대한 구체적 논의가 진행됐다. 정은미 산업연구원 성장동력산업연구 본부장은 해당 외국인 투자 유치가 국내 산업에 미치는 긍정적 영향보다 부정적 영향이 클 것이라는 분석과 함께 미국 등과 통상분쟁을 야기할 수 있다고 봤다.

정 본부장은 외국인 투자 유치 관련 두 사례 모두 “내수가 둔화 혹은 정체하는 국면에서 청산강철과 밍타이그룹과 같은 큰 규모의 기업이 진입하는 것은 기존 국내 기업들의 생산 및 고용을 대체할 뿐 새로운 창출효과를 누릴 수 없다”며 “결국 내수 시장을 두고 경쟁강도가 높아지면 원가경쟁에서 열위인 국내 기업들의 수익성이 악화돼 재투자 여력이 저하되고 결국 성장잠재력이 약화되는 악순환을 초래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각 생산공장에서 생산된 스테인리스와 알루미늄이 대부분 수출을 목표로 하고 있다는 점에서도 강한 우려감을 드러냈다. 청산강철은 이번 투자를 통해 총 60만톤(t)의 스테인리스를 생산해 이중 42만t을, 밍타이그룹은 광양공장을 통해 총 12만t의 알루미늄 판 및 박을 생산해 10.2만t을 수출한다는 계획이다. 정 본부장은 “스테인리스 냉연의 경우 국내 가공 후 역외수출시 우회덤핑 제소 리스크가 있으며, 최근 미국은 중국 알루미늄박 업체에 대해 덤핑 관세를 부과하는 등 예민한 태도를 견지하고 있다”며 “향후 이번 외국인 투자 유치로 수출이 증가할 경우 통상분쟁의 타깃이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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