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행에 약물 썼나…고유정 前 남편 혈흔서 '졸피뎀' 검출

  • 등록 2019-06-10 오후 5:56:21

    수정 2019-06-10 오후 6:25:31

전 남편을 살해하고 사체를 유기한 혐의 등으로 구속돼 신상정보 공개가 결정된 고유정(36)이 7일 제주시 제주동부경찰서 유치장에서 진술녹화실로 이동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김민정 기자] 제주 한 펜션에서 전 남편을 잔인하게 살해한 피의자 고유정(36)이 약물을 이용해 상대를 항거불능 상태로 만든 뒤 살인을 저지른 것으로 드러났다.

10일 제주 동부경찰서는 고유정의 차량에서 채취한 피해자의 혈흔을 분석한 국립과학수사연구원(국과수)으로부터 졸피뎀 성분이 검출됐다는 회신을 받았다고 밝혔다.

졸피뎀은 수면제의 일종이다. 고유정은 제주에 오기 하루 전인 지난달 17일 졸피뎀 성분이 든 수면제를 충북에 있는 한 병원에서 처방받아 인근 약국에서 구입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와 관련 고유정은 경찰에 “감기 등 증세가 있어 약을 처방받았다”고 진술했지만 약 사용처 등에 대해서는 설명하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럼에도 고유정은 여전히 ‘우발적 범행’을 주장하며 계획범죄 가능성을 부인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졸피뎀 검출로 그동안 고유정 사건을 둘러싼 의문 중 하나인 살해수법과 공범 여부 등에 대한 경찰 수사에 탄력이 붙을 것으로 보인다.

고유정은 신장 160cm에 체중 50kg 정도로 왜소한 체격이다. 이런 그가 180cm, 80kg 상당의 건장한 체격을 지닌 A씨를 제압하기는 물리적으로 쉽지 않았을 것이란 관측이 대체적이었다.

또 범행 전 고유정이 스마트폰으로 니코틴 치사량을 검색한 사실도 확인된 만큼 공범이 있거나 약물을 이용했을 것이란 추측이 있었으나 1차 검사에서는 약물이 검출되지 않았다.

당초 국과수는 피해자 혈흔 분석을 통해 약독물이 검출되지 않았다고 의견을 냈지만, 이후 정밀 재감정을 통해 수면제 성분이 들어 있음을 밝혔다.

경찰은 지금까지 수집한 증거를 토대로 수사가 마무리되는 오는 12일까지 사건 전말을 파헤치겠다는 입장이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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