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D단지로 바뀌는` 파이시티, 이번엔 팔릴까

신탁사, 다음달 중순 공개 매각 재개키로
R&D단지로 용도변경..불확실성 해소? 사업성 추락?
  • 등록 2015-11-05 오후 5:44:58

    수정 2015-11-05 오후 5:44:58

[이데일리 신상건 기자] 10년간 방치되고 있는 서울 서초구 양재동 파이시티(옛 화물터미널) 부지 매각이 재개된다. 부지 개발 계획이 기존 물류 및 상업시설에서 연구개발(R&D) 단지로 변경될 예정인 가운데 부지 매각 성사에 대한 기대와 우려가 교차하고 있다.

5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파이시티 채권단은 지난 3일 회의를 열고 파이시티 공개 매각을 진행하기로 했다. 파이시티 신탁사인 무궁화와 우리은행신탁은 다음달 중순쯤 공개 매각을 진행할 예정이다. 최초 공매가격은 9000억원 후반대로 매수자가 나타날 때까지 일주일에 한 차례씩 공매를 실시할 예정이다.

앞서 지난 8월20일 진행된 본입찰에서는 신탁사 공매 문제 등으로 유찰됐다. 이번 공매에서는 부지 용도가 바뀌는 큰 변화가 있다. 파이시티는 대형 물류 및 상업시설로 개발될 계획이었지만 서울시가 양재동과 우면동 일대 연구개발 단지 조성 계획을 발표한 탓에 개발계획에서 연구개발 시설도 고려해야 한다.

채권단 관계자는 “애초 1일에 공매가 진행될 예정이었지만 내부 사정 등으로 일정이 다소 늦춰졌다”며 “서울시의 R&D단지 조성으로 부지 용도 변경이 있었던 만큼 판단은 시장에 맡길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부지 매각에 대한 기대와 우려의 목소리가 동시에 흘러나오고 있다. 매각 성사를 기대하는 쪽에서는 그동안의 변수로 작용했던 물류단지 인허가와 관련된 불확실성이 사라져 매수자 입장에서 연구개발 단지라는 명확한 그림을 그릴 수 있다고 내다보고 있다. 또 관련 대기업들이 관심을 보일 수 있는데다 용적률과 건폐율이 기존보다 1.2배 높아졌기 때문에 사업성도 높아졌다는 설명이다.

IB업계 관계자는 “그동안 문제점으로 꼽혀왔던 인허가와 관련된 불확실성이 해소됐고 건폐율과 용적률이 올라 이전보다 좋은 점이 많아졌다”며 “기부채납 문제도 사실상 원점으로 돌아온 만큼 매수자 입장에서 협상의 여지도 커졌다”고 말했다.

반면 파이시티 매각의 최대 문제점으로 꼽혀왔던 사업성이 더 낮아졌기 때문에 이번 공매도 불발될 가능성이 크다는 우려도 나온다. 물류와 상업·업무 시설 비중을 낮추고 연구개발시설을 늘리면 매수자 입장에서는 수익을 올릴 시설이 줄어 사업성이 낮아질 수 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또 금융비용 및 개발을 위한 인근 부지 추가 매입 등을 고려했을 때 실제 투입 비용이 많아지는 점도 부담이다.

파이시티 매각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이번 매각은 최저 입찰 가격은 4525억원보다 가격은 확실히 낮아질 것”이라며 “전 토지주 관련 위험이 남아 있기 때문에 대기업이 참여하기도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공매가 또다시 실패하면 선거 등의 빅 이슈가 다가오고 있어 부지가 방치되는 기간이 더 길어질 수 있다”며 “채권단과 서울시의 신중한 판단이 요구된다는 뜻”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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