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하지나 기자] 한화오션이 3개월 만에 미국 해군함정의 유지·보수·정비(MRO)사업을 추가로 수주하는 데 성공했다. 업계에선 김동관 부회장의 선제적이고 과감한 투자가 빛을 발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한화오션은 12일 미 해군 7함대에 배속된 급유함인 ‘유콘(USNS YUKON)’함의 정기수리 사업을 수주했다고 발표했다. 전장 206m, 전폭 29.6m로 배수량은 약 3만1000톤(t)에 이른다. 한화오션은 이 함정을 내년 4월까지 수리해 미 해군 측에 다시 인도한다.
지난 8월 국내 조선소 최초로 미 해군 군수지원함인 ‘월리 쉬라(Wally Schirra)’함의 MRO 사업을 수주한 데 이은 두 번째 쾌거다. 올해 미 해군 7함대 군수지원센터 싱가포르사무소에서 발주한 MRO 2건을 모두 한화오션이 싹쓸이한 것이기도 하다.
| 지난 24일 김동관 부회장(오른쪽)과 미국 해군 태평양함대 사령관 스티븐 쾰러 제독(가운데)이 거제사업장에서 정비 중인 ‘월리 쉬라’함 정비 현장을 둘러봤다.(사진=한화오션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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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수주를 두고 업계에선 MRO에 대한 김동관 부회장의 뚝심 있는 투자의 결과물로 보고 있다. 지난 6월 한화오션과 한화시스템은 국내 조선업계 최초로 미국 필라델피아에 위치한 필리조선소 지분 100%를 1억달러에 인수한다고 밝힌 바 있는데, 이는 미국 연안에서 운항하는 모든 선박은 미국에서 건조해야 한다는 존스법(Jones act)에 따라 미 시장 진출을 위해선 현지 조선소 인수가 불가피하다는 김 부회장의 판단에서 시작됐다.
지난달엔 미 해군 태평양함대 사령관인 스티븐 쾰러 제독(대장)과 경남 거제시 한화오션 거제사업장을 함께 둘러보는 등 직접 발 벗고 나서기도 했다.
업계 관계자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조선업에 대한 한미 간 긴밀한 협력을 강조하면서 국내 조선사들의 MRO 시장 진출이 가속화할 전망”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