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물폭탄, 반복 않으려면 대심도 배수터널 건설 시급"

[인터뷰]서울시 지역수자원위원 노진수 제일엔지니어링 부사장
“대심도 배수터널 반드시 필요…위치 선정 신중히 해야”
“강남 물폭탄 사태, 빠른 개발 따른 하수관로 부족 때문”
  • 등록 2022-09-06 오후 6:48:50

    수정 2022-09-06 오후 9:50:36

“서울 강남 물폭탄 사태는 언제든지 일어날 수 있습니다. 이 때문에 대심도 배수 터널이 반드시 필요한 데 그렇다고 무턱대고 아무 곳이나 설치했다간 더 큰 화를 불러일으킵니다. 위치 선정은 아주 신중하게 해야 합니다.”

서울시 지역수자원위원인 제일엔지니어링의 노진수(사진) 부사장은 6일 이데일와의 인터뷰에서 ‘강남 물폭탄 후속 대책’에 대해 이같이 밝혔다. 노 부사장은 지난 1984년 토목기사를 획득한 후 38년간 수자원 관리만 해온 ‘수처리 전문가’다. 지난 2005년 청계천복원사업에 참여해 국무총리 표창을, 2012년에는 서울시 침수대책 수립에도 관여해 서울시장 표창을 받기도 했다. 서울주택도시공사(SH공사) 건설기술자문위원과 서울시 건설기술심의위원을 역임하는 등 서울시 수자원관리와 침수대책 수립에 직접 참여했다.

노 부사장은 “서울 강북의 기존 도심과 달리 강남 지역은 빠른 개발로 치수 계획이 도로와 단지 개발의 속도를 따라잡지 못했다”며 “이런 이유로 하천과 하수관로의 규모가 현 시점 기준으로 매우 부족한 실정이다”고 지적했다. 그는 “하류의 어느 구간이 좁아 물이 자연스럽게 흐르지 못하면 물은 자기 몸을 일으켜 상류의 물을 밀어 올리는 데 이런 습성을 `배수위`(backwater)라고 한다”며 “높아진 상류의 물은 하천 제방을 넘거나, 암거(暗渠)의 맨홀로 역류하는 데 이번 강남역 주변 침수 원인 중 하나가 바로 이 `배수위` 현상 때문이었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주변 아파트 여러 동을 철거해야 하는데 이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노 부사장은 “강남에서 이미 계획돼 시행 중인 사업 대부분은 현 교통 체계를 유지한 상태에서 많은 지장물을 옮겨 설치하거나 공사 중 엄청난 민원을 감수해야 한다”며 “더욱이 계획 강우보다 훨씬 많은 집중 폭우가 쏟아졌던 이번 사태를 고려하면 지금이라도 대책의 방향을 수정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그 대안으로 앞서 언급한 ‘대심도 배수 터널’ 건설을 다시금 강조했다. 노 부사장은 “우선 강남역 주변 저지 유역과 고지 유역의 관로를 동시에 터널로 유입시킬 수 있는 지점을 선정한 뒤 커다란 수직갱을 설치해 지하로 내려보내야 한다”며 “깊은 지하터널을 통해 한강까지 흐르게 한 뒤 다시 지표로 올라오면서 한강에 직접 배출시키는 효과가 확실한 계획이라 할 수 있다”고 했다.

이어 그는 “간과해선 안 되는 점은 여러 개의 유입 수직갱 시설을 도심 한복판에 설치해야 하기 때문에 신중하게 위치를 선정해야 한다”며 “유입 지점까지의 관로 또한 그 규모를 크게 해줘야 하기에 부수적인 계획을 동시에 수립·시행해야 한다. 이런 조건을 충족할 때 대심도 터널의 효과를 온전히 볼 수 있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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