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온 OPEC’에 날개단 증시…정유·화학株 주목

OPEC 원유 감산 합의 소식에 코스피 연고점 '바짝'
유가상승 수혜주 정유·화학·건설株 ‘강세’
"유가 상승 제한적…셰일오일 생산량 증가로 공급과잉 지속 가능성"
  • 등록 2016-09-29 오후 3:43:59

    수정 2016-09-29 오후 3:43:59

자료: 마켓포인트


[이데일리 유재희 김용갑 기자] 세계 최대 석유카르텔인 석유수출국기구(OPEC) 회원국들이 원유 생산량 감축에 합의하면서 국내 주식시장에도 훈풍이 불었다. 증권가에선 유가 반등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는 만큼 국내 증시에 긍정적일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대표적인 수혜주로 꼽히는 정유·화학주 등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반면 이번 원유 감산 합의에도 유가가 큰 폭으로 상승하기 힘들다는 점에서 증시 영향이 미미할 것이란 의견도 나온다.

29일 코스피지수는 전일대비 15.66포인트, 0.76% 상승한 2068.72로 장을 마쳤다. 산유국들이 원유 생산량을 줄이기로 하면서 국제유가가 급등한 것이 호재로 작용했다. OPEC 회원국들은 28일(현지시간) 알제리에서 비공식 회담을 열고 하루 3325만배럴인 원유 생산량을 3250만 배럴로 줄이는데 합의했다. 감산되는 원유량이 하루 최대 75만배럴인 셈이다. 감산 합의 소식이 전해지면서 미국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거래되는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11월 인도분은 전날보다 2.38달러, 5.30% 급등한 배럴당 47.05달러에 장을 마감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감산 합의로 유가가 안정화될 가능성이 높은 만큼 당분간 증시에 우호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고 있다. 김용구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유가는 주식 등 위험자산군에 대한 투자심리를 나타내는 바로미터”라며 “유가가 상승하면 증시에 호재로 작용한다”고 설명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도 “원유 감산 합의로 위험자산 선호심리가 좀 더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특히 정유·화학주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실제 이날 SK이노베이션(096770) 주가는 전일대비 5.2% 오른 16만1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S-OIL(010950)GS(078930)도 각각 3.87%, 1.71% 올랐다. 이도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정유업종의 가장 큰 리스크는 유가 변동성인데 이번 합의로 리스크가 상당 부분 해소됐다”며 “유가가 안정화되면 정유사 재고평가이익이 증가하고 정제마진이 확대될 가능성이 높아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윤재성 하나금융투자 연구원도 “유가가 오르면 화학제품 가격이 상승하면서 마진이 커지는 만큼 화학기업 수익성도 좋아질 것”이라고 점쳤다.

전문가들은 건설주도 이번 합의의 수혜주로 꼽고 있다. 이날 현대건설(000720) 주가는 전일대비 3.1% 오른 4만원에 마감했다. 대림산업(000210)GS건설(006360)도 각각 3.73%, 3.31% 올랐다. 채상욱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유가가 오르면 중동 경기가 좋아지면서 발주가 늘어날 것이란 기대감이 커진다”며 “투자심리가 개선돼 건설업종 주가가 오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3분기 건설업종 실적이 나쁘지 않은 점도 긍정적”이라고 덧붙였다.

반면 이번 감산 합의가 국내 증시에 미치는 영향이 크지 않을 것이란 분석도 만만치 않다. 미국을 중심으로 한 셰일오일 생산량 증가 가능성 등 유가를 압박하는 변수가 적지 않기 때문이다. 고승희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이번 감산 합의에도 불구하고 유가는 배럴당 40~50달러 선에서 움직일 것으로 예상한다”며 “셰일오일업체의 손익분기점이 유가 45달러기 때문에 유가가 그 위로 올라가면 셰일오일 생산량이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공급과잉 문제가 지속되면서 유가 반등도 제한적일 것이란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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