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인 “책임감 느껴서 고민 끝에 당에 남기로”

당 변화위해 다시 노력… 비례대표 입성해 대선 때까지 행보
셀프공천 논란으로 상처 입었지만 당내 지도력은 공고해져
  • 등록 2016-03-23 오후 4:19:36

    수정 2016-03-23 오후 4:44:51

[이데일리 선상원 기자] 거취문제에 대해 여지를 뒀던 김종인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3일 잔류를 선언했다.

전날 당무에 복귀한 뒤에도 수그러들지 않았던 사퇴설을 접은 것으로, 비례대표 후보 공천 파동을 거치며 생채기 났던 명예가 회복되고 총선 일정상 대표직을 비워둘 수 없는 현실적 여건을 고려한 선택으로 보인다.

김 대표는 이날 국회 당대표 회의실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선거가 20여일밖에 남지 않은 상황에서 당을 떠난다고 할 것 같으면 어떻게 상황이 정리될 것인가라는 것에 대한 책임감을 느껴서 고민 고민 끝에 일단 이 당에 남아야겠다고 결정했다”고 말했다. 22일까지만 해도 김 대표는 대표직 사퇴를 심각하게 고민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김 대표는 자신이 영입해온 진영 의원에게 ‘사퇴해야 할 것 같다. 마음을 정리했다’며 사퇴 결심을 굳혔다고 전하기도 했다.

김 대표의 대표직 유지 결정에는 문재인 전 대표가 급거 상경해 설득하고 비상대책위원회 위원들이 ‘자신들의 책임’이라며 일괄 사의 의사를 전달한 것도 영향을 준 것으로 관측된다. 비대위원들은 김 대표의 기자회견에 앞서 거듭 사의를 표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김 대표는 “문재인 전 대표가 온 것은 상황을 변화시키지 않았다. 내 스스로가 다시 한번 노력을 해보자. 어떻게든 (당의) 변화를 시켜봐야겠다는 노력을 다시 해보자는 생각 때문에 남기로 했다”며 선을 그었다.

이번 파동을 거치면서 김 대표는 셀프공천 논란으로 리더십에 일부 상처를 입기는 했지만 당내 지도력은 오히려 더 공고해졌다는 게 정치권의 평가다. 김 대표 말고는 당을 맡아 이끌고 갈수 있는 대안이없다는 것이 드러났기 때문이다. 당내 주류인 친노 운동권 세력의 도전도 잠재웠고 자신의 의도대로 비례대표에 입성해 향후 대선까지 내다보는 행보를 이어갈 수 있게 됐다.

더민주 관계자는 “당장 김 대표는 선거를 앞두고 헝클어진 당내 기강을 잡고 리더십을 세우기 위해 일부 비대위원에 대한 인사를 실시할 것 같다”며 “이는 김 대표가 강조하고 있는 수권정당으로 당을 탈바꿈시키기 위해서도 필요한 수순”이라고 했다.

김 대표는 이날도 거듭 국민의 정체성에 당이 접근하려는 모습을 보여야 하는데 그렇지 못하다고 꼬집었다. 김 대표는 “중앙위에서 상당수 발언자들이 당의 정체성 이런 말을 많이 했는데 표결결과로 나타나는 것으로 보면 말과 정체성이 일치하지 않았다”며 “총선 끝나고 대선국면에서 그런 당의 문제를 해 결하지 못하면 수권정당은 요원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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