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이로원 기자] 대낮에 버스 안에서 휴대전화로 대놓고 음란물을 시청한 20대 남성 때문에 중학생이 두려움과 불쾌함을 느꼈다는 사연이 전해졌다.
| (사진=YTN 캡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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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YTN에 따르면 전남 순천의 한 시내버스를 탄 중학생은 “20대 초반 정도 되는 남성이 앞쪽에 타더니 갑자기 휴대폰을 높이 들고 있더라”며 “(자연스럽게) 휴대폰 화면에 눈이 갔는데 거기서 음란물을 다 보이게 틀어놓았다”고 제보했다.
제보자는 “혹시 뒤에 사람이 있는 걸 모르고 틀고 있는 것으로 생각해 일부러 인기척을 냈으나 그럼에도 영상을 계속 재생했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휴대전화를 들어 올린 채 음란물을 볼 뿐 아니라 영상이 나오지 않는 (휴대전화) 여백 부분으로 뒤에 앉은 제 얼굴을 연신 비추기도 했다”며 “불쾌감과 두려움에 버스에서 내렸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법무법인 YK의 박하린 변호사는 “지하철에는 철도안전법, 버스에는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이 적용된다”며 “성적 수치심을 일으키는 행위를 명시적으로 금지하고 있는 철도안전법과 달리 여객자동차법에는 이를 별도로 규정하고 있지는 않다”고 설명했다.
다만 “문제의 행위가 ‘성적인 괴롭힘’에 관한 것으로 볼 경우, 일반 형법이나 형사특별법의 내용을 검토할 여지도 있다”며 “일례로 ‘성폭력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13조의 경우 ‘성적 수치심이나 혐오감을 일으키는 말, 음향, 글, 그림, 영상 또는 물건을 상대에게 도달하는 행위’를 처벌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저 개인이 휴대폰을 본 자체로 처벌 대상이 될 수 없다는 반론이 있을 수 있지만 성범죄와 성적 괴롭힘에 대한 사회적 경각심이 높아지는 추세를 간과할 수 없다고도 했다.
박 변호사는 “법원에서 이러한 사건들이 사회적으로 문제가 되고, 일반 시민들의 피해가 크다고 판단할 경우 달리 판단할 수 있다”며 “죄형법정주의를 고수할 것인가, 일반 시민의 의식과 법 감정·사회적 필요를 반영해 새로운 판례 법리를 만들 것인가의 선택”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