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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금리가 장기화 국면에 접어들면서 카드사들은 4분기에도 기지개를 켜기 쉽지 않을 전망이다. 대손비용 관리 역량을 강화하는 등 건전성 관리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15일 각 카드사의 실적 공시를 종합하면 3분기 전업 8개 카드사(신한·삼성·KB국민·현대·롯데·BC·우리·하나)들의 누적 당기순이익은 2조781억원으로 전년 동기(2조3530억원) 대비 11.7% 감소했다.
현대카드의 경우 3분기 누적 순이익이 2257억원으로 지난해 동기(2078억원) 대비 8.6% 증가했다. 카드사 중 유일한 순이익 증가다. 롯데카드도 3분기 누적 순이익이 3657억원으로 전년 동기(2695억원) 대비 35.7% 증가했으나 이는 자회사 매각으로 인한 일회성 처분이익이 반영된 결과다. 매각 효과를 제외한 순이익은 167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7.8% 감소했다.
현대카드 관계자는 실적 상승의 배경을 두고 “업황 악화 속에서도 신규 회원수 성장으로 취급액이 늘었다”며 “선제적으로 진행한 자산 건전성 중심 경영으로 0%대 연체율을 달성했다”고 설명했다.
실제 현대카드의 3분기 기준 신용카드 회원 수는 1192만4000명으로, 작년 동기(1111만3000명) 대비 약 7.3% 증가하며 타 사 대비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올해 3월 도입한 애플페이 효과가 컸다. 지난 2월만 하더라도 8개 카드사 가운데 회원 수 기준 4위에 머물렀지만 애플페이 출시를 기점으로 지난 6월부터는 국민카드를 제치고 업계 3위로 올라섰다.
연체율 관리도 눈에 띈다. 현대카드의 3분기 기준 총 연체율은 0.85%로 지난 연말(1.00%) 대비 0.15%포인트 낮아졌다. 같은 기간 1개월 이상 연체율은 0.63%로 0.26%포인트 개선됐다. 그 영향으로 충당금 적립액은 5492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8.2% 줄어들었다.
더욱이 금융권 전반에 ‘상생금융’ 압박이 또 다시 이어지면서 카드사들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내년 총선을 앞두고는 카드 수수료 인하 압박까지 거세질 것으로 예상되는 등 대외적 악재도 존재한다.
서지용 상명대 경영학부 교수는 “수신 기능이 없는 카드사의 경우 채권시장에서 조달금리가 오르면 금융비용이 늘어나게 되는데, 이런 상황에서 카드론 등으로 무리한 고금리 운용을 하게 되면 연체가 발생해 건전성에 영향을 줄 수 밖에 없고, 이는 충당금 적립으로 이어져 위험 관리 비용까지 늘어나게 되는 셈”이라면서 “하반기에도 수익이 전반적으로 줄어드는 양상이 지속할 것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