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급 시장 안정 대책'에 환호한 국고채 시장…3년물 금리, 8거래일 만에 급등

국고채 3년물 금리 19bp 내렸다
국고채 금리, 장단기물 모두 하락
골칫거리 PF-ABCP 매입 등으로 신용위험 줄여
채권시장 "정부 지원 조치, 긍정적으로 반응"
  • 등록 2022-10-24 오후 5:22:02

    수정 2022-10-24 오후 10:42:29

[이데일리 최정희 기자] 국고채 시장이 약 8거래일 만에 환하게 웃었다. 국고채 3년물 금리가 19bp(1bp=0.01%포인트)나 급락하는 등 장단기물이 모두 하락하면서 가격이 반등했다. 정부가 부동산 PF(프로젝트 파이낸실)-ABCP(자산유동화기업어음)을 매입키로 하는 등 약 50조원의 유동성 공급책이 단기 금융시장에 숨통을 틔여줘 신용 위험을 줄였다는 데 환호했다.

출처: 금융투자협회
24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표금리인 국고 3년물 금리가 19bp 하락한 4.305%에 최종 호가됐다. 8거래일 만에 하락세다. 1년물, 2년물도 각각 6.5bp, 16.1bp 하락한 3.736%, 4.324%를 보였다. 중기물인 5년물도 14.7bp 떨어진 4.491%를 기록했다. 10년물도 12.9bp 하락한 4.503%를 보였다. 초장기물인 20년물과 30년물은 각각 6.4bp, 5.6bp 떨어진 4.473%, 4.335%를 보였다.

국고선물 가격은 상승했다. 국고 3년 선물은 38틱 오른 101.53을 기록했고, 10년 선물은 77틱 상승한 103.66을 보였다. 10년 선물은 장중 원빅(100틱) 이상 오르기도 했다.

금융위원회는 20일 채권시장 안정펀드를 가동하겠다고 밝혔지만 21일에도 국고채 금리가 급등하면서 시장 안정 조치가 별 효과가 없자 휴일날인 23일, 정부와 한국은행이 긴급으로 ‘비상거시경제금융회의’를 열고 50조원 규모의 유동성 공급 프로그램을 발표했다. 이에 채권시장이 환호하고 나선 분위기다.

채권시장 안정펀드의 기존 가용 재원인 1조6000억원을 활용해 당장 이날부터 PF-ABCP를 포함한 회사채와 CP 매입을 시행키로 했고 20조원의 기금도 조성할 방침이다. 나이스신용평가에 따르면 연내 PF ABCP 월별 만기도래 규모는 9조~13조원 수준이다.

김기명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시장이 가장 필요로 했던 사항을 반영한 전향적인 조치로 시장의 PF 기피 심리를 완화시킬 수 있는 긍정적인 효과가 기대된다”며 “따라서 단기자금 시장 안정에 기여할 수 있는 조치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다만 정부의 시장 안정 대책이 얼마나 지속적으로 효과를 발휘할 지는 알 수 없다. 김성수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정부 입장에선 시장 안정 대책이 얼마나 오랫동안 효과를 볼지를 살펴보고 시장이 안 잡히면 그때 다시 (정책 여부를) 검토해볼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시장에선 한은의 금융안정특별대출, 환매조건부채권(RP) 매입, 회사채 매입 안정기구(SPV) 재가동 등 대부분 한은의 발권력을 동원한 유동성 지원책을 요구하고 있다. 이런 대책은 한은의 기준금리 인상 등 긴축과 엇박자를 내기 때문에 쉽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이에 따라 시장 불안감은 계속될 수 있다는 우려다. 김지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은 근원물가 고점 확인에 실패했고 한은은 10월 물가가 정점이라고 하지만 그 주장이 신빙성이 있으려면 적어도 1분기 가량의 시간이 필요하다”며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내년 이른 상반기 중 긴축을 종료할 가능성이 있지만 11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속도조절을 언급할 가능성은 낮다. 11월에도 불안은 연장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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