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연준 긴축에 모기지 금리 급등…"대출신청 확 줄었다"

지난주 미국 모기지 신청 건수, 전년대비 41% 감소
재융자 신청도 62% 급감…3년 만에 최저
모기지 금리, 작년 3.36%→최근 4.80% 급등 영향
"건당 평균 모기지 금액 증가…사회초년생 충격 더 커"
  • 등록 2022-04-07 오후 5:42:34

    수정 2022-04-07 오후 5:42:34

[이데일리 고준혁 기자] 미국의 주택담보대출(모기지) 신청 건수가 급감하고 있다.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 기간 펼쳤던 완화적 통화정책을 정상화하면서 모기지 금리가 급등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사진=AFP)
CNBC는 6일(현지시간) 모기지은행협회(MBA·Mortgage Bankers Association) 데이터를 인용, 지난 주(3월 28일~4월 1일) 모기지 신청 건수가 전주보다 6% 감소했다고 전했다. 일 년 전보다는 무려 41% 급감했다.

특히 재융자(refinance) 신청 건수가 눈에 띄게 줄었다. 지난 주 재융자 신청 건수는 전주 대비 10%, 전년 대비로는 62% 각각 감소했다. 전체 모기지 신청 건수 중 재융자가 차지하는 비중은 38.8%로 지난 해 51%와 비교해 크게 쪼그라들었다. 2019년 봄 이후 최저 수준이다.

이밖에 주택 구매를 목적으로 한 모기지 신청 건수도 전주 대비 3%, 일 년 전보다는 9% 각각 감소했다.

이처럼 모기지 수요가 급감하고 있는 것은 연준이 보유하고 있던 국채와 모기지 채권을 시장에 매각하는 양적긴축(QT·Quantitative Tightening)을 예고했기 때문으로 파악된다.

3월 연방공개시방위원회(FOMC) 회의록에 따르면 연준 위원들은 오는 5월부터 국채 600억달러, 모기지 350억달러 감축을 시작으로 매월 단계적으로 보유 채권에 대한 재투자를 중단하기로 ‘전반적으로’ 동의했다.

연준의 긴축 전환으로 30년 고정 모기지 평균 금리가 지난 해 3.36%에서 최근 4.80%까지 치솟았고, 이자 비용에 부담을 느낀 부동산 시장 참여자들이 모기지 신청을 포기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조엘 칸 MBA 이코노미스트는 “향후 상당히 긴축적인 통화 정책이 예상됨에 따라 모기지 금리가 급격히 오르면서 모기지 신청 건수가 계속 감소하고 있다. 높아진 금리는 재융자에 대한 인센티브를 감소시키고 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모기지 금리 상승은 생애 첫 주택 구매자에 더 불리하게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관측된다. 칸 이코노미스트는 “건당 평균 모기지 대출액은 증가하고 있는 반면 (첫 주택구매자를 위한) 연방주택관리국(FHA) 모기지 신청 건수는 급감하고 있다”면서 “경제적으로 넉넉하지 못한 사회초년생들에게 금리 상승 충격파가 더 큰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한편 모기지 신청 건수가 저조해지면서 일부 모기지 사업체는 어려움을 겪고 있다. 온라인 모기지 대출 스타트업 배터닷컴은 최근 정리해고에 착수했다. 지난 2020년 팬데믹 초반 모기지 금리가 크게 하락했을 때 대폭 늘렸던 직원 수를 금리 상승기에 발맞춰 다시 줄이는 과정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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