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유럽 등 부유국서도 주택 가격 불만 사상 최고

갤럽 OECD 37개 회원국 3.7만명 설문조사
주택 가격 불만, 주요 구매층인 30~49세서 56% 최다
30세 미만 55%·50세 이상 44%…"공급 부족이 원인"
美는 10명중 6명 불만…"식품·기름값에 임대료도 급등"
  • 등록 2024-09-03 오후 6:11:41

    수정 2024-09-03 오후 6:11:41

[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부유한 선진국 전반에서 주택 비용에 대한 불만이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사진=AFP)


시장조사업체 갤럽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7개 회원국 국민 3만 70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에서 30~49세 응답자 가운데 56%가 주택 가격에 대해 불만을 표했다. 연령대별 최대 비중으로 다음으로는 30대 미만(55%), 50대 이상(44%) 등이 뒤를 이었다. 이들 중 상당수가 주택을 구매 의사가 있는 초기 단계에 있었다고 FT는 설명했다.

세계 최대 경제권인 미국에선 조사에 참여한 응답자의 60%가 저렴한 주택이 부족하다고 불만을 드러냈다. 불만을 내비친 응답자들은 인플레이션으로 식료품비와 기름값이 올라 가처분소득이 줄어든 상황에서 임대료까지 급등했다고 지적했다.

주택 공급 부족은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기준금리 인상에도 주택 가격이 크게 뛴 이유로 꼽힌다.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모두 주택 공급 확대를 공약으로 내건 이유이기도 하다.

케이스-쉴러 지수에 따르면 현재 미국의 평균 주택 가격은 2021년 1월 조 바이든 대통령이 취임했을 때보다 약 38% 높다. 하버드대학교 주택 연구 공동센터에 따르면 신규 주택 구매자가 선호하는 중간 가격대 주택의 대출 상환금은 바이든 대통령 취임 당시 월 2000달러였으나 현재는 월 3096달러로 늘었다.

유럽에서도 유럽중앙은행(ECB)의 기준금리 인상 이후 대부분의 부동산 가격이 하락했지만, 주택 가격은 여전히 코로나19 팬데믹 이전보다 비싼 것으로 전해졌다. 영국에선 현재 주택 가격이 연평균 임금의 8배에 달한다. 1997년과 비교해 두 배 이상 높아진 것으로, 이 때문에 임시 숙박시설에 거주하는 가구 수가 사상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일부 국가에서는 올해 들어 주택에 대한 불만이 더욱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독일은 2023년 42%에서 2024년 46%로 확대했다. 2012년과 비교하면 두 배 이상 증가한 것이다. 스페인에선 올해 62%가 불만을 표했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주택 공급이 부족한 것이 불만이 높아진 공통 원인으로 꼽혔다. OECD 사회정책부서의 수석 경제학자인 빌렘 아데마는 “기본적으로 주택 건설이 충분하지 않다”며 “개발업체들이 부유한 가구를 (공급) 타깃으로 삼으면서 저소득층 부담을 심화시키고 있다”고 꼬집었다.

한편 전체 응답자 중 약 30%는 의료시스템, 교육, 대중교통에도 불만을 품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생활 수준에 관한 불만은 25%로 전년보다 1%포인트 높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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