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오토in] 카가이 남현수 기자= 2015년 현대자동차는 6세대 풀모델체인지 아반떼를 출시하면 '슈퍼 노말'이라는 수식어를 붙였다. 아반떼의 고객 포지셔닝을 염두에 둔 말이다. 그런 점에서 평범함은 가장 큰 무기다. 아반떼는 길거리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차다. 렌터카나 영업용으로도 많이 쓰이고 '사회 초년생이나 막 결혼한 가장의 첫 차'로 많이 선택되기 때문이다.
올해 10월 나온 6세대 아반떼 페이스리프트의 외관은 새로움을 넘어 비호감층이 생기는 등 논란의 연속이다. 아반떼의 디자인은 출시 전부터 ‘삼반떼(삼각형 디자인이 많아 붙은 별명)’라고 불리며 소비자의 이목을 끌었다. 6세대 아반떼는 출시 당시 완성도 높은 디자인으로 소비자의 큰 호응을 얻었다. 그러나 이번 페이스리프트 모델은 출시 전부터 여러 자동차 커뮤니티에서 앞모습 디자인에 대한 비판이 이어졌다. 완성도를 떠나 너무 파격적이었기 때문이다.
요즘 준중형 세단 시장은 예전 같지 않다. 지난해부터 가격대가 비슷한 소형 SUV가 인기를 끌고 준대형 세단의 판매량이 높아지고 있다. 그러면서 서서히 소비자 선택에서 뒷전으로 밀려났다.
이런 시장 여건에서 아반떼의 파격적인 외관은 무언가 눈길을 끌기 위함으로 좋게 해석할 수 있다. 현대차의 패밀리룩인 캐스케이딩 그릴은 양 옆으로 잡아 당겨 늘렸다. 여기에 삼각형 헤드램프가 그릴을 파고 든다. 범퍼 하단의 방향지시등은 정삼각형의 가깝다. 측면은 변화가 거의 없지만 후면은 완전히 새로운 차량이라고 해도 믿을 만큼 확 변했다. 우선 번호판의 위치를 쏘나타 뉴라이즈와 같이 범퍼 하단으로 이동시켰다. 테일램프는 마치 번개를 연상시킨다. 모델명도 트렁크 리드 한 가운데 위치한다. 트렁크 열림 스위치는 쏘나타 뉴라이즈 처럼 현대 H마크에 숨겼다.
외관에 놀란 가슴은 실내에 들어서면서 정된다. 실내는 페이스리프트 전과 거의 동일하다. 극적인 변화 대신 디테일에 신경을 쓴 흔적이 보인다. 계기반에 체커 무늬를 적용했다. 또한 계기반 주위에 카본무늬를 넣어 스포티함을 강조했다. 스티어링 휠도 고급스러워졌다. i30, 코나, 벨로스터와 동일한 스티어링휠이다. 부드러운 가죽이 적용돼 그립감이 좋다. 송풍구 디테일도 추가됐지만 재질감이나 마무리가 수준급은 아니다. 딱 준중형이라는 차급의 한계가 느껴진다.
시동은 부드럽게 걸린다. 1.6L 가솔린 엔진은 GDI(직접분사)에서 MPI(간접분사)방식으로 변화했다. 최대출력에서는 다소 떨어지지만 정숙성이나 내구성에서는 장점이 더 많다. 변속기도 IVT로 명명된 CVT(무단변속기)가 장착된다. 최고출력은 123마력, 최대토크는 15.7kg.m을 발휘한다. 페이스리프트 전 GDI 엔진과 비교하면 최고출력은 9마력, 최대토크는 0.7kg.m 줄었다. 출력보단 효율에 신경 쓴 모습이다. 주행질감은 기대 이상이다. 스포티한 맛은 없지만 부드러움은 아반떼의 가장 큰 특징이다. 스포츠 모드에서도 이 점은 동일하다. 무단변속기가 적용돼 운전의 재미가 다소 떨어진다는 평도 나오지만 실제 시승을 해보는 동안 이는 기우에 불과했다. 변속기를 좌측으로 당기면 계기반에 S가 표시되며 가상의 8단 변속이 가능하다. 초기 가속에서 엑셀을 꾹 밟으면 무단 변속기 특유의 ‘앵앵’거리는 소리는 여전하다. 부드러운 주행질감은 코너에서도 동일하게 나타난다. 날카로움은 떨어지지만 돌아나가는 실력은 이전 세대보다 한결 좋아진 느낌이다. 놀라운 점은 정차 시 진동이나 소음을 거의 느낄 수 없다는 점이다. '오토스탑앤고' 장치가 없다는 것을 알고 탔는데도 정차시 시동이 꺼진 듯한 착각에 빠졌을 정도다.
신형 모델답게 최신 안전사양도 적용됐다. 후측방 추돌 경고, 전후방 주차 보조, 차로 이탈 방지 및 전방 충돌 방지 보조, 하이빔 보조,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 등이 있다.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과 차로이탈 방지를 동시에 사용하면 고속도로에서는 편하게 운전할 수 있다. 차선을 정확하게 인식 할 경우 차로 중앙을 주행한다. 아쉬운 점은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 기능이 그랜저급에 달린 것보다 아랫 등급이다. 시속 10km이하 속도에서는 자동으로 정지하지 않고 동작을 멈춰 버린다.
편의장비는 잔뜩 달렸다. 무선충전기능과 통풍시트, 2열 열선 등 국내 소비자들이 선호하는 옵션을 탑재했다. 뭐니뭐니해도 아반떼의 포인트는 연비다. 연비 걱정없이 막히는 길과 고속주행을 했음에도 리터당 15km가 넘는 연비를 발휘한다. 경차와 비슷한 수준이다. 아반떼의 복합연비는 리터당 14.1km다. 뒷좌석 공간도 성인 2명은 넉넉하게 탈 수 있다. 넓은 트렁크 공간은 역시 가성비에서 아반떼가 '짱'임을 다시 한 번 확인시켜 준다.
아반떼가 페이스리프트를 통해 '슈퍼 노말'에서 파격적인 디자인까지 갖췄다. 삼반떼 디자인 논란은 여전하지만 상품성 개선은 확실하다. 기대 이상의 부드러움과 연비가 대표적이다. 보통사람들의 보통차였던 아반떼가 이제는 개성을 강조하고 변신했다. 가성비에 개성을 휘어잡은 아반떼..이번에도 성공의 보증수표가 될 듯 하다.
시승차는 모든 편의장비를 맛 볼 수 있도록 풀옵션의 가까운 옵션 구성이다.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까지 달려 가격대가 2500만원대로 치솟는다. 준중형급 차량에서 이런 풀옵션을 선호하는 사람은 극소수일듯 하다. 대신 합리적인 옵션 구성을 추천받고 싶은 소비자가 대대수다. 카가이는 2000만원 미만의 가성비 옵션을 추천한다. 옵션 욕심이 과하면 중형 세단 쏘나타 가격에 육박한다. 가성비를 중시하면서 아반떼의 연비와 정숙성이 필요하다면 1796만원의 스마트 트림을 추천한다. 스마트 트림에서 선택 할 수 있는 옵션은 총 8가지다. 이 중 선루프(44만원), 하이패스 시스템(25만원), 내비게이션 패키지 Ⅱ(118만원), 현대 스마트센스 패키지 Ⅱ(74만원), 컴포트 패키지 Ⅱ(29만원), 스타일 패키지Ⅰ(113만원)은 꼭 필요한 경우에만 구입하면 될 듯 하다. 일반적으로 있어도 잘 쓰지 않는 기능일 뿐더러 스마트센스 패키지는 완전 정지까지 지원하지 않아 많이 사용해야 할 정체구간에서 활용도가 떨어진다. 또 아반떼 구매 소비층 대부분은 뒷좌석 활용도가 낮다. 4인 가족이라 뒷좌석 사용 빈도가 높다면 컴포트 패키지 Ⅱ를 달면 된다. 스타일 패키지Ⅰ을 선택하면 외관은 마치 풀옵션의 최신차 느낌이 물씬나는 LED헤드램프와 리어램프, 17인치 휠이 장착된다. 다만 1인치 커진 휠로 연비가 리터당 0.3km 낮아진다.
디스플레이 오디오 패키지(59만원), 컴포트 패키지 Ⅰ(69만원)은 추천한다. 디스플레이 오디오를 선택하면 후방카메라와 애플 카플레이나 안드로이드 오토를 사용 할 수 있다. 100만원이 넘는 돈을 지불하고 내비게이션 패키지를 넣지 않아도 핸드폰 내비게이션을 차량 화면을 통해 볼 수 있다. 마지막 추천 옵션은 컴포트 패키지 Ⅰ이다. 한 번도 안 써본 사람은 있어도 한 번 사용하면 한여름 가장 많이 쓴다는 1열 통풍시트와 운전석 파워시트가 장착된다. 가성비를 찾는다면 이런 옵션을 다 해도 2000만원 안쪽에서 충분하다.
한줄평장점 : 기대이상의 부드러움과 높은 연비,지독한 정숙성
단점 : 삼각형을 너무 사랑한 아반떼..전자파킹 장비의 아쉬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