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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료품·원유 가격 7월 하락…인플레 완화 기대↑
8일(현지시간) 유엔 식량농업기구(FAO)에 따르면 7월 세계식량가격지수는 전월대비 8.6% 하락한 140.9포인트를 기록했다. 이 중 곡물 가격지수는 밀을 중심으로 11.5% 내려 더 큰 하락폭을 기록했다. 이외에도 식용유(-19.2%), 설탕(-3.8%), 유제품(-2.5%), 육류(-0.5%) 등 모든 품목의 가격지수가 전월보다 낮아졌다.
FAO는 “세계 식량가격도 무려 14.5% 하락했다”면서 “곡물의 경우 우크라이나 흑해 연안 항구의 수출 봉쇄가 해제됐고, 북반구에서 수확기가 시작된 영향”이라고 설명했다. 우크라이나 항구의 곡물 수출이 본격 재개된 것은 8월부터지만 합의에 대한 기대감이 반영되며 7월 곡물 가격도 하락하게 된 것이란 설명이다.
국제유가도 지난달 우크라이나 전쟁 이전 수준까지 하락했다. 서부텍사스유(WTI) 선물 9월물 가격은 88달러 중반대에서 거래되고 있으며, 최근 한 달 동안 약 12% 떨어졌다. WTI 가격이 90달러를 밑돈 것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기 이전인 지난 2월10일 이후 처음이다. 또한 전쟁 직후 지난 3월 고점(123.7달러) 대비로는 30% 가까이 하락한 것이다.
글로벌 인플레이션 급등을 촉발했던 식품 및 에너지 가격이 동반 하락한 데다, 구리 등 원자재 가격도 최근 내림세를 보이면서 인플레이션 완화 기대가 커지고 있다. 오는 10일 발표되는 7월 미 소비자물가지수(CPI)와 관련, 시장에선 전년동월대비 8.9% 상승해 6월을 정점으로 꺾일 것으로 예상했다. 6월 CPI 상승률은 9.1%로 1981년 11월 이후 약 41년 만의 최고치를 기록했다.
다만 인플레이션 압력이 어느 수준까지 완화할 것인지를 두고 여전히 의견이 엇갈린다. 최근 식품·에너지를 제외한 근원 개인소비지출(PCE) 가격지수와 관련한 논쟁이 이를 보여준다. 근원 PCE 지수는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기준금리를 정할 때 중요하게 보는 지표다. 미국의 6월 근원 PCE 가격지수는 전년동월대비 4.8%, 전월대비 0.6% 각각 상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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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亞 경쟁 심화로 가스가격 상승 연전…대만해협 물류난 새 변수
인플레이션을 계속 높게 유지시킬 만한 요인들도 여전히 산재해 있다. 우선 천연가스와 석탄 가격은 여전히 상승세다. 올겨울 에너지 부족이 우려되는 유럽이 러시아의 공급 중단 이후 조기 물량 확보에 나선 데다, 이들 자원을 수입에 의존하는 아시아 국가들까지 경쟁에 뛰어든 탓이다. 유럽의 천연가스 가격의 기준이 되는 네덜란드 TTF 천연가스 9월물 가격은 지난 5일 기준 메가와트시(MWh)당 196.32유로로 1년 전보다 355.31% 폭등했다.
낸시 펠로시 미 하원의장의 대만 방문 이후 이 지역을 둘러싼 지정학적 리스크가 커진 점도 새로운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중국이 대만해협에서 군사 훈련을 실시하면서 화물선들이 이 지역을 크게 우회, 물류비용이 상승하고 배송 일정도 미뤄지는 등 물류난이 심화하고 있다. 장기화할 경우 인플레이션 압박 요인이 될 것이라는 지적이다. 우크라이나에 전쟁이 지속되고 있는 만큼 간신히 재개된 곡물 수출길이 다시 차단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