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로 번지는 코로나19…`살얼음판` 등굣길 어쩌나

3월 개학이후 코로나19 학생·교직원 확진자 1900명 달해
교내 집단감염 사례 늘면서 등교방침 조정 목소리도
  • 등록 2021-04-14 오후 4:54:55

    수정 2021-04-14 오후 4:54:55

[이데일리 오희나 기자] 3월 개학 이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학생·교직원 확진자가 1900명에 달하면서 학교 방역에 비상이 걸렸다. 신규 확진자가 700명대로 올라서고 4차 유행에 들어섰다는 분석이 나오는 가운데 교내 전파가 잇따르면서 등교방침을 조정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서울 강동구 한 초등학교 교문 앞에서 초등학생들이 등교 전 체온 측정을 위해 줄을 서 있다. (사진=연합뉴스)
14일 방역당국과 교육부에 따르면 올해 3월 개학 이후 학생·교직원 확진자가 1900여명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3주간 전체 연령 대비 학령기 연령의 확진율도 증가 추세다. 최근 3주간 전체 신규 확진자 가운데 중학생 연령대인 13∼15세가 차지하는 비중은 개학 후인 12주차(3월 14일∼20일) 20.2%에서 14주차(3월 28일∼4월 3일) 23.1%로 상승했다. 같은 기간 고등학생 연령대인 16∼18세 확진자 비율도 24.0%에서 24.6%로 올랐다.

실제로 전국 학교·학원에서 코로나19 집단 감염이 끊이지 않고 있다. 지난 9일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의 한 초등학교 교사가 확진 판정을 받은 이후 13일까지 이 학교에서는 13명의 확진자가 발생했다. 서울 동대문구 중학교에서 발생한 코로나19 교내 감염 확진자도 7명으로 늘었다.

대전 동구에서는 보습학원 강사가 확진되면서 인근 고등학교와 학원으로 번지며 무더기 감염이 발생했다. 관련 확진자는 97명에 달하는데 이 중 45명이 교내 전파 사례다. 전북 전주의 한 초등학교에서도 이달 초 방과후 수업 강사가 확진된 뒤 초등학교 4곳과 학원 1곳으로 전파가 이어지면서 31명이 확진됐다.

학부모들은 학습격차와 돌봄공백을 감안하면 등교 확대 요구가 크지만 코로나19 확산세가 커지고 있어 좌불안석이다.

고3 자녀를 둔 한 학부모는 “확진자 600명 넘은 지가 언제인데 왜 거리두기 단계를 상향하지 않는 거냐”며 “고3이어서 매일등교하고 급식을 먹고 오는데 하루하루가 살얼음판같다”고 토로했다. 이어 “매일등교 할수록 감염 위험이 높아지는데 선택권 없이 등교하자니 답답하다”고 말했다.

초1 자녀를 둔 한 학부모 또한 “작년보다 확진자수가 더 많은데 초1은 매일등교에 급식도 한다”면서 “맞벌이라서 매일 등교를 선호하지만 지금이 제일 위험한 시기인 것 같아 심난하다”고 말했다.

상황이 이렇자 일부에서는 등교 방침을 조정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전날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은 교사 백신 접종 현장을 방문해 “지금까지 코로나19 상황에서 학습 부진과 돌봄 공백 때문에 매일 등교를 확대하는 방향으로 움직였으나 거리두기 단계를 상향해야 할 정도로 (코로나19 확산세가) 심각해져 오히려 등교 방침을 조정해야 하지 않나 하는 의견도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코로나19 확산세에 따라 사회적 거리두기가 재조정되면 등교 방침도 조정하겠다”고 밝혔다.

서울시교육청 관계자는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까지는 초 1·2, 유치원생, 고3은 밀집도 예외 학년이지만 감염율이 확산되면 예외학년에 대한 원격수업 요구들이 생겨날 것”이라며 “사회적 거리두기가 강화되고 감염율이 높아지면 학교장과 학부모들의 부담이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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