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다시 한번 힘내 벽 넘자"… 삼성, D램 `超격차` EUV 첫 적용(종합)

이재용 부회장, 25일 종기원 찾아 신기술 점검
AI반도체·양자컴퓨팅·배터리·QD디스플레이 등
EUV로 4세대 D램 개발..경쟁사와 1년 이상 격차
  • 등록 2020-03-25 오후 2:11:21

    수정 2020-03-25 오후 5:45:53

삼성전자의 EUV 전용 ‘V1라인’. (사진=삼성전자)
[이데일리 양희동 기자] “한계에 부딪쳤다 생각될 때 다시 한번 힘을 내 벽을 넘자”.

이재용 삼성전자(005930) 부회장이 25일 수원에 있는 삼성종합기술원을 찾아 신기술 연구개발 현황을 보고받고, 차세대 미래기술 전략을 점검하며 이같이 말했다. 이날 삼성전자는 업계 최초로 D램 메모리 반도체에 극자외선(EUV) 공정을 적용한 양산 체제를 갖추며 메모리 분야 ‘초(超)격차’ 전략도 이어갔다. 이 부회장은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세 속에서도 2030년 시스템반도체 세계 1위 달성 등을 위한 연구개발(R&D)에 박차를 가하고, 메모리 분야에선 초미세공정 기술력을 바탕으로 경쟁업체와의 격차를 더욱 벌인다는 구상이다.

JY ‘삼성의 R&D 심장’서 “한계 극복” 강조

이 부회장은 이날 삼성종합기술원(종기원)에서 가진 간담회에서 △차세대 인공지능(AI) 반도체 및 소프트웨어 알고리즘 △양자 컴퓨팅 기술 △미래 보안기술 △반도체·디스플레이·전지 등의 혁신 소재 등 선행 기술에 대해 논의했다. 또 사회적 난제인 미세먼지 문제 해결을 위해 지난해 설립한 미세먼지 연구소의 추진 전략 등도 살펴봤다. 이 자리에는 김기남 DS(디바이스솔루션)부문 부회장과 황성우 삼성종합기술원장 사장, 강호규 삼성전자 반도체연구소장, 곽진오 삼성디스플레이 연구소장 등이 배석했다.

이 부회장이 찾은 종기원은 ‘삼성의 R&D 심장’로 불리는 곳으로, 고(故) 이병철 선대회장이 1987년 미래 준비를 위한 기초 연구와 핵심 원천기술 선행 개발을 위해 개관했다. 올 1월 사장단 인사에서 사장으로 승진한 황성우 원장이 종기원을 이끌고 있으며, 현재는 17개 연구실(Lab)에서 1200여 명의 연구원들이 차세대 기술에 대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특히 AI 반도체인 ‘신경망처리장치(NPU)’와 차세대 배터리인 ‘전고체전지(All-Solid-State Battery)’, 퀀텀닷(QD·양자점) 디스플레이 등 삼성의 각 분야 첨단 기술 연구를 맡고 있다.

종기원이 이달 초 세계적인 학술지 ‘네이처 에너지’에 게재한 차세대 배터리 전고체전지는 수명과 안전성을 높이는 동시에 크기를 반으로 줄일 수 있는 원천기술로 주목받고 있다. 한번 충전으로 800km 주행이 가능하고 1000번 이상 배터리 재충전이 가능한 전고체전지는 현재 전기차에 사용되는 리튬-이온전지(Lithium-Ion Battery)를 대체할 기술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또 지난해 11월에는 네이처에 스스로 빛을 내는 ‘자발광 QLED’ 상용화 가능성을 게재하기도 했다.

이 부회장은 코로나19 확산세 속에서 “어렵고 힘들 때일수록 미래를 철저히 준비해야 한다”며 “국민의 성원에 우리가 보답할 수 있는 길은 혁신이다”고 강조했다.

삼성전자가 EUV공정을 적용한 D램 메모리 반도체 모듈. (사진=삼성전자)
업계 첫 EUV 공정 D램에 적용…4세대 개발로 생산성 2배↑

삼성전자는 이날 업계 최초로 D램에 EUV공정을 적용한 양산 체제도 갖췄다. 또 EUV 공정을 적용해 생산한 1세대(1x) 10나노(nm·10억분의 1m) DDR4 D램 모듈 100만개 이상을 전 세계 고객에 공급해 평가까지 마친 상태다. 업계에선 삼성전자가 최초로 차세대 D램 제품부터 EUV 공정을 전면 적용해 반도체 미세공정의 한계를 돌파할 채비를 갖추고 D램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했다고 평가하고 있다. EUV노광 기술을 적용하면 회로를 새기는 작업을 반복하는 ‘멀티 패터닝(Multi-Patterning)’ 공정을 줄이면서, 패터닝 정확도를 높여 성능과 수율(양품 비율)을 향상시키고 제품 개발 기간을 단축할 수 있다. 삼성전자는 현재 EUV 공정으로 14나노 초반대 ‘4세대 10나노급(1a) D램 양산 기술’을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 이 4세대 D램은 1세대보다도 12인치 웨이퍼(반도체 원판)당 생산성을 2배 높일 수 있다. 또 내년엔 성능과 용량을 더욱 높인 4세대 D램(DDR5·LPDDR5)을 양산하고, 5세대·6세대 D램도 선행 개발해 초격차 전략을 지속한다는 방침이다. 이는 현재 3세대 D램 기술 개발 단계에 머물고 있는 SK하이닉스(000660)와 미국 마이크론 등 나머지 D램 ‘빅(BIG)3’와는 1년 이상의 기술 격차다.

삼성전자는 양산 측면에선 올 하반기 평택 신규 라인을 가동해 차세대 프리미엄 D램 수요에 안정적으로 대응할 계획이다. 또 내년부터 ‘DDR5·LPDDR5’ D램 시장의 본격 확대에 맞춰 글로벌 IT 고객과 기술협력을 강화하고 업체 간 다양한 표준화 활동을 추진, 차세대 시스템에서 신제품 탑재 비중을 지속적으로 높여 나갈 계획이다.

이정배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 D램 개발실 부사장은 “업계 최초로 EUV 공정을 D램 양산에 적용해 글로벌 고객들에게 더욱 차별화된 솔루션을 한발 앞서 제공할 수 있게 됐다”며 “내년에도 혁신적인 메모리 기술로 차세대 제품을 선행 개발해 글로벌 IT 시장이 지속적으로 성장하는데 기여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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