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주단이 KTB PE의 인수금융 대출원금보다 낮은 가격을 제시한 오릭스PE의 요구조건을 수용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굽히지 않았기 때문인 것으로 전해졌다. 협상이 평행선을 달리고 있는 상황에서 오릭스그룹의 글로벌 투자 방침이 보수적 관점으로 선회한 점도 오릭스PE가 협상을 중단키로 한 요인으로 꼽힌다.
24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오릭스PE는 지난해 LG(003550) 측에 LG실트론 지분 인수시 제안했던 주주간계약(SHA)의 선행 과정으로 농협, 대구은행 등 대주단과 KTB PE 보유지분(19.6%) 인수를 위한 협상을 벌여왔지만 끝내 접점을 찾지 못했다.
오릭스PE 관계자는 “보고펀드 지분을 담보로 잡고 있는 우리은행(000030)은 이미 손실을 반영한 기업가치를 토대로 매각가 산정에 어느 정도 동의한 반면 농협은행 등 KTB PE 인수금융 대주단은 LG실트론 여신을 정상으로 분류해 놓아 원금 이상의 가격을 원해 협상을 중단키로 했다”고 말했다. 농협은행 등 대주단이 KTB PE의 인수금융 대출원금보다 낮은 가격을 제시한 오릭스PE의 요구조건을 수용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고수했다는 얘기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오릭스PE가 KTB PE 지분을 인수하지 않고 보고펀드 지분만을 인수하더라도 주주간 계약에 큰 문제가 발생하지 않는다”며 “보고펀드 지분 매매계약이 체결되면 우리은행으로선 대출채권 매각으로 인수금융을 회수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미 디폴트가 선언된 보고펀드의 인수금융과 달리 KTB PE의 인수금융은 현재 정상 여신으로, 올해 12월이 만기다. 오릭스PE가 지분을 인수해주지 않을 경우 농협은행 등 대주단이 또다시 리파이낸싱을 해줘야 하는 부담이 따른다. KTB PE 역시 펀드 만기, 매각 여건 등을 감안하면 오릭스PE에 지분을 매각하는 것이 낫다. 따라서 농협은행 등 대주단이 오릭스PE 측에 가격 절충 등 추가 제안을 할 경우 극적인 타결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양측이 접점을 찾지 못하고 협상이 최종 중단되더라도 KTB PE가 주요 주주라는 점을 감안해 오릭스PE, LG, KTB PE 등 3자가 주주간계약을 맺을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