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효성 '오너 이사' 반대한 국민연금…인적분할에는?

국민연금, 조현준·현상 사내이사 선임 반대 의견
오는 6월 인적분할 승인 위한 주총 특별 결의 예정
참여 주주 3분의 2 이상의 동의 얻어야
2대 주주 입장에 따라 결과 갈릴 듯
  • 등록 2024-03-11 오후 7:53:03

    수정 2024-03-11 오후 7:53:03

[이데일리 마켓in 박미경 기자] 효성그룹이 인적분할에 맞춰 계열 분리 사전 작업에 나선 가운데 2대 주주인 국민연금이 오는 6월 열리는 인적분할을 위해 열리는 주주총회에서 어떤 의견을 표할지 관심이 쏠린다.

국민연금의 입장이 아직 정해지지 않았지만, 주총 특별결의 사항인 만큼 오너 일가의 지분만으로는 통과가 쉽지 않다. 국민연금의 의견에 따라 결과가 달라질 수 있다는 뜻이다.

이에 앞서 3월 효성(004800) 정기 주주총회를 앞두고 국민연금이 조현준 효성 회장과 조현상 부회장의 사내이사 선임에 반대 의견을 낸 상태여서, 인적분할에 대해서도 찬성을 장담할 수 없다는 분석이 나온다.
효성그룹 서울 마포 본사 전경.(사진=효성)
1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 7일 국민연금기금 수탁자책임 전문위원회(수책위)는 제3차 회의를 열었다. 이날 회의에서 국민연금은 오는 15일 개최될 효성 정기 주주총회 안건 중 조현준 회장과 조현상 부회장의 사내이사 선임 건에 대해 반대 의사를 밝혔다. 조 회장은 기업가치 훼손 이력을 이유로, 조 부회장은 감시 의무 소홀과 과도한 겸임을 이유로 들었다.

국민연금은 지난 2018년 스튜어드십 코드(수탁자 책임원칙) 도입 이후 ‘형제 경영’으로 그룹을 이끌어 온 효성그룹에 대해 꾸준히 의결권 행사를 이어가고 있다. 특히 효성 오너 일가를 사내이사로 선임하는 안건이 올라올 때마다 반대 의견을 내고 있다.

그러나 오너일가의 지분이 과반을 넘기 때문에 국민연금의 반대로 선임이 무산된 적은 없었다. 이번에도 사내이사 선임안은 통과될 것으로 관측된다. 지난해 말 기준 효성의 주주 구성을 보면 조현준 회장 21.94%, 조현상 부회장 21.42%, 조석래 명예회장 10.14% 등 오너 일가 지분 합계가 56.1%로 과반수를 넘기 때문이다. 국민연금은 효성 지분 6.2%를 보유한 2대주주다.

이어 국민연금이 형제 경영 체제의 계열분리 전단계로 여겨지는 인적분할 건에 대해서도 반대 의견을 표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효성그룹은 인적분할에 맞춰 계열 분리를 위한 사전 작업에 한창인 상황이다.

오는 7월 1일을 분할기일로 존속법인 효성과 신설법인인 효성신설지주(가칭)로 분할하는데, 분할 승인을 위한 주총 특별 결의는 6월 14일 이뤄질 예정이다. 조현준 효성 회장과 조현상 부회장이 각각의 지주사를 거느린다는 게 인적분할의 핵심이다. 국민연금 관계자는 인적분할과 관련해서는 “아직까지 정해진 바가 없다”며 선을 그었다.

기업분할은 상법상 주총 특별 결의 사항으로, 주주총회 참석 주주의 3분의 2, 전체 발행주식수의 3분의 1 이상의 찬성이 필요하다. 만일 참여 주주의 3분의 2 이상의 동의를 얻지 못한다면 인적분할이 무산될 수 있다.

효성 오너 일가의 지분율은 56.1%로 인적분할 승인을 받으려면 10% 이상의 우호지분을 더 확보해야 한다. 국민연금(6.2%)이 반대하지 않더라도 27.36%를 보유하고 있는 소액주주의 지지를 얻어야 한다.

인적분할은 기존 주주들의 반발을 사는 경우가 많다는 점이 변수다. 보유한 주식 가치 하락에 대한 우려가 크다는 이유에서다. 국민연금을 비롯한 소액 주주들이 대거 반대표를 행사할 경우 효성 입장에서는 부담이 커잘 수밖에 없다.

(자료=한국신용평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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