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세먼지 전쟁중]車에 집중된 미세먼지 정책…산업용 연료 전환 뒷전

배출 기여도 전국 기준 38%가 사업장인데
올해 미세먼지 예산 75% 수송부문 집중
절반 이상이 대기오염물질 배출 많은 벙커C유
"車·선박도 친환경…산업용 연료 전환 나서야"
  • 등록 2019-03-06 오후 3:35:03

    수정 2019-03-06 오후 3:35:03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과 전국 곳곳에 고농도 미세먼지 비상저감조치가 엿새째 발령된 6일 서울 남산에서 관광객들이 미세먼지로 덮인 시내를 바라보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남궁민관 기자] 재난 수준의 미세먼지가 한반도를 뒤덮은 가운데, 정부 차원에서 산업부문 미세먼지 저감 대책에 적극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현재 정부는 노후경유차 조기 폐차 및 전기·수소차 등 친환경차에 대한 대규모 예산을 책정하고 있지만, 또 다른 미세먼지 배출 주범으로 꼽히는 산업부문에 대해서는 규제 일변의 원론적정책만 내놓고 있다는 지적이다. 구체적으로 수송부문과 마찬가지로 산업부문에서도 대기오염물질 배출을 줄이기 위해 근본적인 연료전환에 적극 나설 필요가 있다는 진단이다.

6일 업계에 따르면 환경부는 올해 미세먼지 관련 예산으로 전년 대비 1912억원(27.6%) 많은 8832억원을 책정했다. 2020년까지 미세먼지 배출량을 30% 줄이겠다는 목표 하에 예산을 꾸준히 늘리고 있는 모양새다.

구체적인 예산안을 살펴보면 수송부문에 크게 집중된 모습이다. 수송부문에 잡힌 예산은 총 6666억원으로, 전체 예산의 75%를 차지하고 있다. 그나마 해당 예산 역시 당장 미세먼지를 줄이기 보다는 중장기적 방안에 집중된 상황. 노후경유차 조기폐차(1207억원), 어린이승합차 및 노후화물차 LPG 전환(각각 75억원, 19억원) 대비 전기차 및 수소차 보급 및 충전인프라 확충(각각 4573억원, 810억원)에 전체의 60%를 넘는 5383억원이 책정됐다.

반면 산업부문 예산은 이에 크게 못미치는 총 136억원에 그친다. 특히 그나마 책정된 예산도 수송부문과 같이 근본적으로 미세먼지 발생을 줄이는 연료전환 지원은 전혀 없이 관리 및 규제에 집중돼 있다. 소규모 사업장 사물인터넷(IoT) 부착과 미세먼지 배출원 3차원 추적관리에 각각 35억원, 21억원, 소규모 사업장 배출저감 시설설치 시범사업에도 단 80억원이 책정됐다.

환경부의 이같은 예산안은 미세먼지 배출 기여도와 비교해 다소 괴리감이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정부 추산(2014년 기준) 국내 미세먼지 배출량 비중을 살펴보면 대도시는 경유차(23%), 건설기계·선박(16%), 사업장(14%) 순으로 나타났지만, 전국을 기준으로 하면 사업장(38%)이 건설기계·선박(16%), 발전소(15%) 대비 압도적으로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정부가 경유차를 대상으로 LPG(액화석유가스)차 전환 및 전기·소수차 확대에 나선 것과 같이 산업용 연료 전환에 대해 적극적인 정책적 방안이 나와야한다는 목소리가 힘을 얻는 이유이기도 하다. 한 에너지업계 관계자는 “정부가 수송부문에 초점을 맞추고 친환경 연료로 전환하기 위해 대규모 지원 방안을 내놓고 있는 것은 긍정적 대목이지만, 산업용 연료에 대해서는 사실상 손놓고 있는 상황”이라며 “그나마도 지원 없이 규제에만 집중돼 있어 영세사업장의 참여를 끌어내기도 어렵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현재 산업용 연료로 가장 많이 사용되고 있는 것은 벙커C유(업계 추산 60% 안팎)로, 이는 친환경 연료로 평가되는 LNG(액화천연가스) 또는 LPG 대비 대기오염물질 배출량이 현저히 높다. 벙커C유는 LNG 대비 먼지는 54배, 황산화물은 1565배, 질소산화물은 1.2배 더 배출하는 것으로 알려져있다. 이에 IMO(국제해사기구)는 2020년부터 황산화물 배출 규제를 전세계적으로 실시할 예정으로, 선박용 연료 역시 벙커C유 대신 경유 또는 LNG로 전환을 앞두고 있는 마당이다.

다른 업계 관계자는 “환경오염을 막기 위해 먼 바다에서 운항하는 선박조차 벙커C유 사용을 줄이는 상황인데, 민가 옆 공장뿐 아니라 심지어 농장 비닐하우스에서 벙커C유를 활용하고 있다”며 “하지만 정부는 국내 산업체들이 벙커C유 또는 LNG, LPG 등 어떤 연료를 사용하고 있는지 조차 통계 하나 없다”고 말했다. 이어 “자동차와 선박용 연료 전환이 빠르게 이뤄지고 있는 현 시점에서 산업용 연료 전환에 대해 정부 역시 적극적으로 고민해봐야한다”고 강조했다.

(자료=환경부)
2014년 기준 국내 미세먼지(PM2.5) 배출 기여도.(자료=환경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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