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달새 M&A 18.3조…작년 전체 규모 70% 육박

[M&A 전성시대]
1분기 M&A 작년 상반기 규모와 비슷
조 단위 빅딜 급증하며 열기 견인
투자 꺼리던 상장사 인수도 한몫
  • 등록 2023-04-06 오후 11:02:46

    수정 2023-04-06 오후 10:02:51

[이데일리 김성훈 기자] 올해 1분기 M&A(인수·합병) 시장 거래 규모가 지난해 전체 거래의 70%에 육박했다. 지난해 연말까지만 해도 투자를 꺼린다던 상장사 인수에 불이 붙은 데다 ‘공개매수’가 자본시장 내 신흥 키워드로 급부상하면서 분위기가 활발해진 여파다. 초대형 거래의 기준이라 할 수 있는 조 단위 M&A 빅딜이 급증한 점도 열기 견인에 한몫했다.

열기는 1분기를 넘어 상반기까지 이어질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수천억 원, 많게는 조 단위 매물이 시장에 꾸준히 나오는 상황에서 오랜 기간 새 주인을 찾지 못한 매물마저 시장 재등판 타이밍을 재고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그래픽=이데일리 문승용 기자]
6일 이데일리가 올해 1분기(1~3월) 이뤄진 M&A 거래(인수매매계약 체결·잔금 납입 포함)를 전수 조사(금융감독원 전자공시·공식 발표 기준)한 결과, 18조3360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상반기(1~6월) 거래 규모인 18조8971억원에 육박한 수치이자 지난해 연간 거래규모(26조3184억원)의 70%를 석 달 만에 달성했다. 시장에서는 이 속도라면 올해 상반기 안에 지난해 전체 거래 규모를 무난하게 넘어설 것으로 보고 있다.

가파른 M&A 거래 증가의 원인으로는 지난해 두 건에 그쳤던 조 단위 거래가 1분기에만 6건이나 체결된 점과 한때는 기피 대상으로까지 꼽히던 상장사 거래가 활성화됐다는 점 등을 꼽을 수 있다. 헬스케어, 이커머스(전자상거래), 바이오, IT(정보통신) 등 특정 섹터(업종) 쏠림 없이 다양한 분야에서 대규모 투자가 이뤄졌다는 점도 주목할만한 요소다.

금리 인상 기조가 꺾이고, 들쭉날쭉하던 증시 분위기도 안정적인 흐름을 찾아가고 있다는 점도 영향을 미쳤다. 최근 미국 실리콘밸리은행(SVB)과 크레디트스위스(CS) 파산으로 시작된 해외 금융시장 악화 요인도 M&A 시장 분위기를 흔들지는 못한 모습이다. 일각에서는 M&A 시장의 속설인 ‘위기 속에서 기회를 봤다’는 말을 한번 더 확인했다는 평가마저 나온다.

시장에서는 유동성이 줄며 상대적으로 경쟁이 헐거워진 틈을 타 자금력을 갖춘 원매자들이 적극적으로 나선 점에 주목하고 있다. 한 PEF 운용사 대표는 “밸류에이션(기업가치)이 크게 빠진 상황에서 자금 활용에 여유가 있는 원매자들이 지금이 기회라고 보고 본격적으로 나선 결과”라고 말했다.

이러한 분위기는 1분기를 넘어 상반기 내 이어질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최근 조 단위 몸값을 자랑하는 해운사 매물들이 잇따라 새 주인을 찾기 위한 매각 작업에 나선 가운데, 오랜 기간 매각 작업에 애를 먹던 매물들도 이번 기회에 기회를 타진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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