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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포스트(WP)는 27일(현지시간) 펜스 전 부통령과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다음달 9일 치러지는 공화당 내 위스콘신주 주지사 후보 경선에서 각각 다른 후보를 지지하고 있다면서, 펜스 전 부통령이 한때 러닝메이트였던 트럼프 전 부통령과 결별했다고 보도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도 펜스 전 부통령이 트럼프 전 대통령을 잇따라 저격하고 있다면서, 두 사람이 2024년 공화당 대선 후보 경선에서 맞붙을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펜스 전 부통령은 이날 레베카 클리피쉬 전 위스콘신 부주지사를 지지한다고 밝혔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전날 개인 건설 사업자인 팀 미셸을 지지한다면서, 선거자금 모금을 돕기 위해 다음주 밀워키에서 집회를 개최하겠다고 발표한지 하루만이다. 앞서 두 사람은 조지아주 주지사 후보 경선과 애리조나주 주지사 경선에서도 각각 다른 후보를 지지했다.
애리조나 주지사 경선은 내달 2일 실시하며, 지난 5월 치러진 조지아 주지사 경선에서는 펜스 전 부통령이 지지한 현직 브라이언 켐프 주지사가 트럼프 전 대통령의 후원을 받은 데이비드 퍼듀 전 상원의원을 꺾었다.
두 사람은 펜스 전 부통령이 트럼프 전 대통령의 2020년 대선 결과 불복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으면서 멀어지기 시작해 지난해 1월 6일 미 의사당 난입사태를 계기로 완전히 갈라섰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2020년 대선 사기’ 주장에 동참하라며 펜스 전 부통령을 압박했지만 펜스 전 부통령은 이를 거부했다.
대립 구도는 지난 26일 서로 멀지 않은 장소에서 각각 따로 연설을 가지면서 본격화했다. 펜스 전 부통령은 워싱턴DC에서 개최된 ‘젊은 아메리카 재단’ 보수학생회의 연설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주장하는 선거 부정이나 도둑맞은 투표 같은 일은 없었다. 내가 믿음을 포기하고 침묵하기로 동의했었다면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한 비난도 당장 멈추겠지만, 그건 내가 할 일이 아니다”라고 잘라 말했다. 또 “이제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대선 패배 문제에서 거리를 둬야 한다. 내가 할 일은 나라를 구하는 일”이라며 차기 대선 출마 가능성을 시사했다.
여론 조사에서는 공화당의 잠재 대선 후보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더 많은 지지를 얻고 있다. 하지만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자신의 주장을 뒷받침하는 증거를 제시하지 않는데다, 대선 사기 주장에 동의하지 않는 경우 적대시하는 사례가 많아 반대론자들도 적지 않다. 두 사람이 대립하면서 공화당이 양분되고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FT는 2024년 대선에서 누가 공화당 후보가 될 것인지는 얼마나 많은 사람이 트럼프 전 대통령의 대선 사기 주장을 지지할 것인지 여부에 따라 판가름날 것이라고 평했다.
반면 친(親)공화당 정치평론가이자 전 공화당 전국위원회 대변인을 지낸 더그 헤이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우위를 점치면서 “트럼프 지지자들 중 적어도 3분의 1을 펜스를 지지하지 않을 것”이라며 “중도와 보수 간 대결이 아니다. 누가 가장 트럼프 같으냐, 적어도 트럼프와 비슷할 것이냐의 문제”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