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 가까이 가상화폐(코인)에 투자하고 있다는 김모(29)씨는 얼마 전 루나 사태로 코인 시장이 폭락해 투자금 절반을 잃었다고 했다. 김씨는 “2018년에도 당했는데 이번에 또 당했다. ‘공포에 투자하라’는 말이 있지만 너무 위험한 베팅 같아서 물타기를 못하겠다”며 “블록체인 기술을 배우려고 공부하기 시작했다가 주변에서 이걸로 돈을 엄청 번다고 해서 투자했는데 마음이 아프다”고 했다.
|
지인이 1억원을 대출 받아 한 달 만에 9억원을 만들었다는 얘기에 코인 투자를 시작한 전모(29)씨도 그들 중 하나다. 전씨는“단기간에 돈을 벌 수 있다고 생각했는데 모두 파란 불(마이너스)”이라고 토로했다. 큰 변동성에 매력을 느껴 가상화폐 투자를 시작했던 권모(25·여)씨도 최근 폭락에 놀라 투자를 멈췄다고 했다. 권씨는 “이번에 60~70%까지 떨어져서 돈을 더 넣기가 무섭다”고 하소연했다.
마이너스통장까지 끌어쓴 돈을 잃는 이들이 부지기수임에도 “지금이 저점”이라며 폭락장에 뛰어드는 이들도 여전히 있다. 300만원을 비트코인에 투자한 김모(30)씨는 “너무 떨어져서 팔까 생각했지만 최근 여윳돈이 생겨서 더 매수했다”며 “부동산이 너무 올라서 내 집 마련은 꿈같은 소리인데, 나중에 아파트 한 채라도 사려면 이런 운이라도 있어야 하지 않겠나”라고 반문했다. 강모(27)씨도 “떨어지면서 많이 잃긴 했지만 이게 기회가 될 수도 있다고 본다”며 “가용할 수 있는 돈을 다 땡겨서 비트코인을 더 사겠다”고 했다.
전문가들은 가상화폐 시장이 변동성이 큰 만큼 신중한 투자를 당부했다. 홍기훈 홍익대 경영학과 교수는 “루나같은 스테이블 코인뿐만 아니라 모든 가상화폐가 급하게 올라간 만큼 빠지는 속도도 빠를 수 있다”며 “빚을 내서 투자했다 잃으면 손실복구가 더 어렵고 시간이 지날수록 손실 영향은 더 커지는 시소효과가 나타나기 때문에 ‘빚투’는 지양해야 한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