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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AI포럼은 ‘인공지능 4대천왕’이라고 불리는 네 명의 석학 가운데 두 명이 참석해 학계의 관심을 모았다. 애초 삼성전자가 예상한 참석 인원은 400명 수준이었으나 5배가 넘는 신청자가 몰려 접수 3일만에 마감됐다. 삼성전자 다목적홀에는 이들을 수용할 수가 없어 별도의 장소에 중계실까지 만들었다.
이날 연단에 선 얀 르쿤 뉴욕대 교수와 요수아 벤지오 몬트리올 대학 교수는 AI 학계의 ‘구루(정신적 스승)’다. 제프리 힌튼 토론토대 교수, 앤드루 응 스탠퍼드대 교수와 인공지능 4대 천왕이라고도 불린다.
페이스북 AI 리서치를 이끌고 있는 얀 르쿤 교수는 1980년대 말부터 컴퓨터에 인간의 두뇌를 모방한 가상 신경망을 심어 연산하는 연구에 몰두해왔다. 요수아 교수 역시 딥러닝에 중요한 기반 알고리즘의 한계를 수학적으로 밝혀낸 입지적 인물이다.
삼성전자가 이같은 행사를 일반인에게 개방한 이유는 한국 AI의 저변을 넓히기 위해서다. 단순히 최신 기술 동향을 공유하고 삼성의 AI 전략을 발표하는 자리가 아니라, 학계와 산업계 연구자들이 서로 만나 혁신을 논의하고 교류하는 장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판을 깔아주는 것이다.
삼성전자 고위관계자는 “AI포럼에서 논의한 기술을 삼성이 바로 활용하는 등 직접적으로 수익을 창출하기 위한 활동은 아니다. 삼성 뿐만 아니라 다양한 분야의 연구자들이 AI생태계를 확대해주길 바라는 마음에서 준비한 행사”라며 “오늘 참석자 가운데 세계적인 석학의 이야기에서 영감을 얻은 미래의 ‘스티브 잡스’가 나올 수도 있다” 고 말했다. 이른바 개방형 혁신(오픈 이노베이션) 전략이다.
삼성전자가 전세계 6곳에 세운 AI 거점도 비슷한 맥락에서다. 과거 방식대로라면 ‘AI 컨트롤타워’를 한 곳에 모아 집중 연구를 주문했을테지만, 최근에는 AI센터를 세우고 해당 지역 인재들이 원하는 연구를 지원하는 방식으로 방향을 틀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11월 한국 AI 총괄센터 설립을 시작으로 올해 1월 미국 실리콘밸리, 5월 영국 케임브리지, 캐나다 토론토, 러시아 모스크바에 이어 미국 뉴욕에도 AI센터를 설립했다.
13일까지 열리는 이번 삼성 AI 포럼은 지난해부터 시작해 올해 2회를 맞았다. 첫날은 얀 르쿤 교수가 ‘자기 지도 학습’을 주제로 강의했으며 요수아 벤지오 캐나다 몬트리올대 교수, 조엘 피노 맥길대 교수, 애런 쿠르빌 몬트리올대 교수, 양은호 카이스트 교수 등이 강연자로 나섰다.
둘째 날인 13일에는 서울 삼성 R&D(연구개발) 캠퍼스에서 언어·추론과 시각·로보틱스·온디바이스 AI 등 두 가지 주제로 나눠 베리 스미스 더블린대학교 교수, 드미리스 임페리얼 컬리지 런던 이아니스 교수, 위구연 하버드대학교 교수 등이 발표한다. 삼성전자는 양일간 1500여명이 참석할 것으로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