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신정은 기자]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 알리바바가 온라인 스트리밍이 가능한 셋톱박스를 출시한 가운데 컨텐츠 불법 복제가 빈번한 중국 땅에서 홈엔터테인먼트 사업이 성공 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 알리바바 셋톱박스 ‘T몰’ (사진=T몰 사이트 캡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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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에서 문화산업 발전은 필연이라는 마윈(馬雲) 회장 생각에 따라 알리바바는 올들어 엔터테인먼트 사업 확장에 속도를 내고 있다. 알리바바가 영화제작사, 인터넷TV 등 엔터테인먼트 사업에 투자한 금액은 30억달러(약 3조906억원)를 넘을 것으로 월스트리트저널(WSJ)가 31일 보도했다.
알리바바의 엔터테인먼트 사업 중심에는 셋톱박스가 있다. 알리바바는 지난 4월 자체 B2C 온라인 쇼핑몰 ‘T몰(톈마오·天猫)’에서 T몰 셋톱박스를 출시했다. T몰 공식 캐릭터인 고양이를 그려넣은 이 셋톱박스는 애플TV(99달러)의 반값에 불과한 299위안(약 5만원)에 판매되고 있다.
T몰 셋톱박스는 TV와 비디오 스트리밍 사이트를 연결하는 홈엔터테인먼트 장치다. 이 셋톱박스는 알리바바가 지분 16.5%를 보유하고 있는 중국 최대 동영상 사이트 요우쿠와 투도우의 스트리밍 서비스를 제공한다. 또 경쟁업체 바이두(百度)의 아이치이와 외국 영화·TV 프로그램을 무료로 제공하면서 광고배너를 통해 수익을 얻고 있다.
셋톱박스를 포함한 중국 온라인 동영상 시장은 급속도로 성장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i리서치는 지난해 중국의 온라인 비디오 시장 매출이 전년 동기대비 41.9% 급증한 128억위안이라고 집계했다.
문제는 유료 컨텐츠에 익숙하지 않은 중국인들에게 이 제품을 어필할 수 있을지 여부다. 여전히 불법 복제가 빈번하게 일어나고 있는 중국은 성숙한 홈엔터테인먼트 시장이라고 보기 힘들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WSJ는 “알리바바는 지금이라는 시기에 도박하고 있다”고 표현했다.
중국 영화 산업 규모가 커지면서 영화관을 찾는 중국인도 늘고 있지만 이것이 홈 엔터테인먼트로 까지 이어질지도 의문이다. 알리바바가 중국 이 시장을 개척해 나갈 수 있을지 주목되는 대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