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흴 어떻게 두고 가…” 우크라 동물원 지킨 직원들, 결국 총살

  • 등록 2022-04-21 오후 5:22:34

    수정 2022-04-21 오후 5:22:34

[이데일리 송혜수 기자] 러시아의 침공에도 동물들을 살리기 위해 우크라이나 동물원에 남아 있던 직원 2명이 결국 총에 맞아 사망했다.

러시아 침공 이후 우크라이나 북동부 하르키우 소재 동물원에 남아 동물들을 보살핀 동물원 직원 2명이 사망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이날 사망 소식을 알린 동물원 관계자(오른쪽)와 동물원에 있는 백호랑이 (사진=펠드먼 에코파크 홈페이지, 인스타그램 캡처)
20일(현지시각) 미국 피플지 등 외신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제2도시 북동부 하르키우에 위치한 동물원 펠드먼 에코파크는 이날 성명을 발표하고 “동물을 위해 남아 있던 직원 2명이 실종됐다가 결국 총에 맞아 사망한 채 발견됐다”라고 밝혔다.

에코파크 측은 “앞서 전쟁이 시작되고도 동물에게 먹이를 주기 위해 동물원에 머물렀던 직원이 지난달 초 실종됐고, 이에 당국 협조하에 수색해왔다”라며 “하지만 결국 이들은 러시아군의 총에 맞아 사망한 채 발견됐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이 직원들은 멋지고 용기 있는 사람들이었다. 이들의 훌륭한 모습을 잊지 않겠다”라며 유가족과 숨진 직원들의 지인을 향해 애도를 표했다.

펠드먼 에코파크 직원들이 동물들을 옮기고 있다. (사진=펠드먼 에코파크 인스타그램)
아울러 에코파크 측은 살아 있는 동물에게 임시 보금자리를 찾아주기 위해 지속해서 노력하고 있다고 전했다. 앞서 해당 동물원에선 울타리가 손상돼 일부 맹수들을 안락사해야 할 가능성을 내비친 바 있다. 또 일부는 국경을 넘어 밀수될 위기였다.

이에 에코파크 측은 “오늘 밀수 위기에 처해있던 회색 늑대 세 마리와 화식조 한 마리, 당나귀 다섯 마리를 우크라이나 세관에서 압수했고, 동물원으로 데려왔다”라고 밝혔다.

이어 “모든 동물을 대피시키는 과정이 쉽지는 않았지만 다들 잘 지내고 있다”라며 “마지막 동물 한 마리까지 확실히 구조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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