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일에 싸인 푸틴의 두 딸…제재 대상이 된 이유는?

미 관계자 "푸틴, 딸들 통해 자산 은닉한 것으로 판단"
첫째 마리아, 정부 지원금 투자된 프로그램 이끌어
둘째 카테리나, 정부 관련 AI기술업체 책임자로 임명
  • 등록 2022-04-07 오후 5:39:40

    수정 2022-04-07 오후 5:47:14

[이데일리 이현정 인턴기자] 미국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두 딸 마리아 보론초바와 카테리나 티코노바를 제재 명단에 올리자 그 이유와 이들의 정체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오른쪽에서 두번째)과 전처 루드밀라 푸티나(오른쪽에서 첫번째), 첫째 딸 마리아(왼쪽에서 두번째)가 2007년 모스크바의 한 투표소에 들어서는 모습. 사진 AFP
6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미국은 푸틴 대통령이 두 딸의 명의로 상당한 재산을 은닉한 것으로 판단하고 이들을 제재 대상에 추가했다.

미국의 한 고위 관리는 “우리는 여러 근거를 바탕으로 푸틴 대통령과 그의 측근들이 가족의 명의를 통해 상당한 부를 미국과 세계 곳곳에 숨기고 있다고 파악 중”이라며 “이것이 우리가 그들(푸틴 대통령의 딸)을 겨냥한 이유다”라고 밝혔다.

이와 관련,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지난달 “푸틴 대통령은 서방의 조치에 상당히 무관심하다. 제재에는 터무니없는 주장이 담겨 있다”라며 “대통령은 그가 직접 공개한 것 외에 다른 어떤 재산도 소유하고 있지 않다”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로이터는 2015년 진행한 탐사보도를 인용해 푸틴 대통령의 딸들이 축적한 엄청난 규모의 재산이 아버지와 연계된 것으로 파악된다고 지적했다.

첫째 딸 마리아는 푸틴 대통령이 정부 지원금 수십억 달러를 투자한 유전학 연구 프로그램을 이끄는 중이며 2013년 네덜란드 사업가 요릿 요스트와 결혼했다. 푸틴 대통령과 밀접한 관계에 있는 가스프롬방크에서 근무한 경험이 있는 요스트는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 위치한 고가의 펜트하우스를 소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둘째 딸 카테리나는 17억달러(2조718억원) 규모의 인공지능(AI) 기술업체에 책임자로 2020년 임명됐다. 이 업체는 러시아 정부와 방위산업에 기술을 제공한다. 또 그녀의 전남편은 아버지의 오랜 친구이자 로시아은행의 공동소유주인 니콜라이 샤말로프의 아들 키릴 샤말로프이다. 이들 부부가 이혼 전 소유한 기업 주식만 추산해도 20억달러(2조4374억원)에 달했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푸틴 대통령은 두 딸에 대한 언급을 회피해왔다. 2015년 기자회견에서는 “모든 사람은 자신의 운명대로 살아갈 권리가 있다. 딸들도 각자의 삶을 살기를 바란다”라며 딸들에 세간의 관심이 집중되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는 뜻을 내비쳤다.

한편, 전날 미국이 추가한 제재 대상에는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의 아내와 딸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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