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만큼 그들의 미술도 낯설다. ‘Pole Pole’은 아프리카 미술에서 ‘느림의 미학’으로 나타난다. 예술에 조예가 전혀 없더라도, 그 특별한 여유로움은 전해진다. 두 인턴 기자가 아트스페이스선 ‘포커스 아프리카’ 기획전에 다녀왔다.
수한: 첫 전시는 '조엘 음파두' 작가네요. 혹시 들어보셨나요?
연서: 그럴리가요(웃음). 저희같은 초보들을 위해 곳곳에 친절한 설명이 있네요. 카메룬의 '국보급' 작가래요. 프랑스에서 예술을 공부했다고.
수한: 그래서 유럽과 아프리카가 섞인 독특한 화풍을 가지게 됐군요. 확실히 낯설게 느껴져요.
연서: 그러니까요. 그동안 보던 그림들과는 뭔가 다른 것 같아요.
긴 목은 신을 향한 것이 아니다
수한: 왜 목을 길게 빼서 그렸을까요? 인물들 목 부분이 하나같이 길어요.
연서: 글쎄요, 하늘에 닿고 싶은 욕망을 표현한 것 아닐까요? 신과 더 가까워지려는 종교적 의미라든지.
그때는 맞고 지금은 틀리다. 전통적으로 '긴 목'은 아프리카 미술에서 신과 닿으려는 종교적 염원을 나타내왔다. 그러나 현재, 조엘 음파두는 멀리 있는 신 대신 가까운 인간에 집중한다.
그가 그린 '긴 목'은 인간의 의지를 상징한다. 기린의 목이 길어서 멀리 내다볼 수 있는 것처럼, '절망하지 말고 내일을 보라'는 메시지를 강조하는 것. 인간에 대한 음파두의 애정은 계속 이어진다.
자동차, 사람을 위한 도구일 뿐
수한: 유독 자동차가 자주 등장하는데, 이것도 의미가 있을까요?
연서: 아프리카 미술에서 자동차는 부의 상징이라고 해요. 차를 가지고 있으면 주목을 받아 주위에 사람들이 모이잖아요. 그런데 이 작가의 '차'에는 또 다른 특별함이 있다고.
"나의 차는 비싸거나 빠르거나 멋있어 보이지 않아도 괜찮다. 마음이 갈 때 마음을 놓치지 않게 하면 그만이다", 그가 얼마나 인간을 사랑하는지 잘 드러나는 인터뷰다.
음악엔 국경이 없다
연서: 수한 씨, 뭘 그렇게 오래봐요?
수한: 이 그림엔 설명이 있어요. <역시 음악>이래요. '음악'이 사람을 하나로 묶어준다, 개인적으로 크게 공감돼요. 연서 씨는 어떤 음악 좋아하세요?
<역시 음악>의 사람들은 서로 다른 방향을 보고 있다. 그런데 연주자의 나팔에서 뿜어져나온 선율이 이들을 감싸안는다. 선율의 울타리 안에서 하나가 된다.
음악이 사람을 연결한다. 이 따뜻한 사실은 아프리카나 한국이나 다를 바 없나보다.
하(下)편에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