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만 규제 완화 또는 철폐 방침을 두고 지역마다 반응은 엇갈리는 모습이다. 규제 완화에서 빠진 지역은 짙은 아쉬움을, 일부 상급지임에도 규제가 풀린 지역은 문의가 늘어나는 등 서서히 기대감이 살아나는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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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 여의도 지역의 중개업소들에 따르면 오랜만에 매물을 문의하는 수요자가 늘어났다.
여의도 A 중개업소 관계자는 “그동안 전화 한 통 없다가 이날 오전에만 세 통의 문의 전화를 받았다”며 “여의도가 토지거래허가구역 해제는 아직 안 됐는데 풀릴 여지는 있다고 하니까 문의가 느는 것 같다. 만약에 토지거래허가구역에서 해제되면 2년 실거래 요건이 없어지는 것이다. 최근 ‘급급매’ 정도 가격에 나온 것만 팔리고 나니 급매가 여의도에 남은 게 별로 없다”라고 말했다.
여의도 B 중개업소 관계자는 “물건은 많이 있어도 급매들은 단지별로 하나씩 정도밖에 없다”라며 “아직 실거주 요건이 풀리지 않아서 매수 문의들은 좀 있는데 그렇다고 주인들이 내놓은 집들을 다시 거둬들이는 분위기도 아니다”고 말했다.
목동에서도 ‘급급매’ 물건들이 자취를 감췄다. 목동은 특히 재건축 안전진단 기준이 이달 5일부터 시행되면서 기대감은 더 높아지고 있다.
김효선 NH농협은행 부동산전문위원은 “규제 지역을 해제하면 세금, 대출 등 부분에 있어 완화 효과를 볼 수 있어 작년보단 거래가 소폭 증가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며 “강남 3구와 용산을 제외하고 모두 규제지역에서 벗어나면서 성동구나 여의도 등 일부 지역에 수요가 집중될 가능성도 있다”고 전망했다.
실제 체감 힘들어…“매수 문의 없다”
규제지역 해제 대상에서 빠진 곳에서는 실망과 비판의 목소리가 나왔다. 특히 최고점 대비 7억~8억 가까이 떨어진 잠실 등지에서는 반발이 거세게 일고 있다. 잠실에 거주하고 있는 이현숙(45) 씨는 “매매 가격이 이미 크게 빠지는 상황에서 왜 규제를 묶어 놓는 것인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라며 “집을 내놓은 지 수개월째인데 거래가 이뤄지지 않아 버티기 어렵다”고 호소했다.
이번 규제지역에서 제외된 서초구 방배동의 D 중개업소 관계자는 “3개월 전부터 개미 한 마리도 안 보이는 완전 휴업 상태다”며 “금리가 높으니까 소비심리가 너무 없다”고 토로했다.
수유역 인근의 한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강북 지역은 규제 해제 지역으로 포함될 것이란 예상이 종전부터 있어 집주인들은 떨어진 집값이 조금 더 오를 수 있는지 간혹 묻기도 하는데 사겠다는 문의가 늘어난 상황은 아니다”고 말했다.
도봉구 창동역 인근 중개업소 관계자는 “매수 문의는 거의 없다. 구정이 조금 지나야 움직이지 않을까 싶다”며 “급하게 반등하지는 않을 것 같다. 매수 자체가 별로 없다”고 일축했다.
과천 F 중개업소 관계자는 “아직 문의가 있지는 않다”며 “다만 가격이 더 떨어지기를 기다리는 매수 대기자는 많다”고 말했다.
성남의 G 중개업소 관계자 역시 “지금 규제가 풀렸다 하더라도 금리가 높아서 시장에 반영되는 건 없을 것 같다라며 “학군 수요가 있는 지역에서도 매매는 안 되고 임대 거래만 조금 있다”고 설명했다.
서진형 경인여대MD비즈니스학과 교수는 “바닥 다지기에 들어가면서 어느 정도 경착륙 예방에는 효과가 있겠지만 실질적으로 시장에 미치는 효과는 미미할 것이다”며 “부동산 시장 내부 요인보다는 글로벌 경제위기와 고금리 등 외부요인에 의한 거래 절벽 원인이 더 크기 때문에 정부에서 규제 해제를 하겠다고 해도 매수 희망 가격과 매도 희망 가격 간에 간극이 커질 수 있다. 이 때문에 시장 활성화까지는 요원해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