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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어제(11일) 노숙인 분들에게 도시락과 다음날 아침으로 드실 빵을 드렸다. 그런데 한 할머니께서 빵 봉투를 받고 열어보시더니 ‘전 이런 빵 안 먹어요. 파리바게트 단팥빵 없을까요? 있으면 바꿔주세요’ 라고 말했다”고 운을 뗐다.
또 “불교 신자 분들의 도움으로 올해부터 물을 드리고 있는데 물을 받으시고는 ‘물이 너무 따뜻해! 다음부턴 시원하게 얼려서 줘’라고 말씀하시는 분도 있었다”고 토로했다.
김 신부는 “이런 요구를 들을 때마다 많이 당황스럽다”며 “메뉴판을 준비해야 하나 싶다”고 한숨 쉬었다. 김 신부는 “도시락, 간식, 후원 물품들은 당연하게 있는 것들이 아니다. 많은 분들의 후원 그리고 봉사자, 직원분들의 사랑과 노고가 있기에 있을 수 있다. 이 점을 알고 당연한 마음이 아닌 감사하는 마음으로 받아가 주셨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김 신부는 이탈리아 출신으로 1990년 한국을 찾아 2005년에 귀화했다. IMF 이후 실직자들에게 음식을 제공한 것을 계기로 ‘안나의 집’을 시작한 그는 지금까지 240만끼가 넘는 음식을 제공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