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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야당 의원들은 8·2대책으로 실수요자들의 피해가 크다고 지적하고, 다주택자를 집값 급등의 원인으로 지목한 정부의 부동산정책에 대해 비판의 날을 세웠다.
“다주택자 집 무조건 팔라는 것 아니다”
정용기 자유한국당 의원은 “8·2대책으로 대출금이 없으면 아파트를 도저히 살 수 없는 실수요자들이 피해를 보고 있다”면서 “대책을 내놓기 전 이런 상황에 대한 정교한 시뮬레이션이 있었는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같은 당 김성태 의원도 “정부의 부동산대책 초점이 공급 확대보다 다주택자들이 집을 빨리 팔아야 한다는 것인데, 고위공직자 10명 중 4명이 다주택자”라며 “정부부터 모범을 보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주호영 바른정당 의원은 “국토부가 집값 대책의 주관 부서가 맞느냐. 일부 언론보도에서는 김수현 청와대 사회수석이 부동산 정책을 주도한다는 얘기도 나온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김현미 국토부 장관은 “실수요자 피해를 줄여야 한다는 지적에는 공감한다”면서 “정부 입장에서는 가계부채를 줄여야 한다는 점을 고려해달라”고 말했다. 김 장관은 “다주택자라고 해서 집을 무조건 팔으라는 것이 아니다”면서 “자기가 살지 않고 임대를 할 때는 당당하게 임대사업자로 등록하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 장관은 8·2대책의 발표시점과 관련해선 “7월 28일에 주요 내용이 이미 확정돼 있었고 언제 발표할 것인지 문제만 남아 있었다”면서 “휴가도 대책 발표 직전 다녀온 것”이라고 해명했다.
김 장관은 “8·2대책으로 집값이 급등하던 지역의 과열이 진정됐지만 좀 더 길게 봐야 한다”면서 “최근 강남4구 아파트값 상승은 거래가 가능한 재건축 단지의 투자수요가 집중된 현상으로 주의해서 보고 있다”고 답했다.
주거복지 로드맵 10월말이나 11월초 발표
투기과열지구 지정에 대한 적정성에 대한 지적도 제기됐다. 주호영 의원은 본인의 지역구인 대구 수성구가 8월 한 달 집값 상승률이 높았다는 이유로 투기과열지구로 지정된 것에 대해 기준이 적절하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주 의원은 “투기과열지구 지정을 심의한 기구인 ‘주거정책심의위원회’가 5년간 반대가 한 건도 없어 개선이 필요하다”면서 “대구의 경우 가격이 회복하는 단계라 오른 것이라 그런 부분을 감안해야 한다”고 말했다.
주거정책심의위원회는 위원장인 국토부 장관을 포함해 24명의 위원으로 구성된다. 투기과열지구 지정 뿐만 아니라 주택종합계획안, 택지개발예정지구 지정 해제안 등 부동산 시장에 큰 영향을 미치는 중요 안건을 심의하는 기구다.
윤후덕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정부가 주거복지로드맵을 통해 발표한다고 했는데 업무보고에는 없다”고 지적하자 김 장관은 “주거복지로드맵을 10월 말이나 11월 초에 발표하겠다”고 말했다.
후분양제 LH 공공분양부터.. 도입 로드맵 만들 것
집값 안정을 위해 주택 후분양제 도입이 필요하다는 주문도 나왔다. 주택 후분양제는 건설사가 아파트 등을 짓기 전에 분양을 하는 선분양제와는 달리 주택의 공정이 거의 끝난 후 분양하는 방식을 말한다.
정동영 국민의당 의원은 “부동산 시장 안정을 위해선 후분양제 도입이 필요하다”면서 “아파트와 집을 부동산 투기의 대상으로 만든 기존 부동산·주택 정책에 대한 전면적 개혁이 필요하고 이것이 적폐 청산의 시작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김 장관은 “후분양제의 장점에 공감하지만 전면적으로 도입하기에는 기업과 소비자의 준비 과정이 필요하다”면서 “우선 한국토지주택공사(LH) 공공분양부터 후분양제를 실시할 수 있도록 로드맵을 만들겠다”고 답했다. 이어 “민간부분에 있어서는 후분양하는 업체에 대해서는 주택도시기금 지원을 높이거나 공공택지를 우선 공급하는 등 후분양제를 유도하기 위한 방안을 마련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