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윤 일병 폭행 사망사건 2년 만에…軍 '영내 폭행죄' 신설(동영상)

국방부, 군인·군무원 징계업무처리 훈령 개정
일반명령 위반으로 처리하던 폭행·가혹행위 처벌 기준 신설
폭행·가혹행위시 최대 파면, 사안 중대시 형사처벌도 병행
폭행의 묵인 및 방조 행위에 대한 징계 기준도 신설
음주운전 소량 1회라도 감봉·견책, 2회 이상은 해임~정직 강화
  • 등록 2016-04-18 오후 4:53:51

    수정 2016-04-19 오후 1:18:55

[이데일리 김관용 기자] 국방부가 영내 폭행 및 가혹행위에 대한 형사 처벌 기준과 징계 양정 기준을 새롭게 마련했다. 기존에는 국방부 훈령 중 폭행 및 가혹행위를 ‘품위유지의무위반’ 조항을 준용해 처벌했지만 이른바 ‘영내 폭행죄’ 처벌 조항을 신설한 것이다. 이번 훈령은 지난 2014년 발생한 윤 일병 사망 사건을 계기로 개정 작업이 이뤄진 것으로 사건 발생 2년 만인 이달 초부터 시행됐다.

훈령 개정해 폭행·가혹행위 처벌 기준 신설

18일 국방부에 따르면 최근 국방부 군인·군무원 징계업무처리 훈령을 개정해 주요 비위사건 징계 처리 기준에 ‘영내 폭행·가혹행위 사건의 처리기준’을 포함했다. 기존 훈령 중 주요 비위사건 징계처리 기준은 △청렴의무위반과 △음주운전 사건의 처리기준 △성폭력 사건의 처리기준 등 3가지였다. 여기에 폭행 및 가혹행위 처리 기준을 추가한 것이다.

그동안 군은 폭행 및 가혹행위자를 주요 비위사건 징계처리 대상에 포함하지 않았다. 폭행 및 가혹행위 가해자에 대해선 일반명령 위반에 해당하는 품위유지의무 위반 조항을 적용해 처벌했다. 병사에 대한 징계양정기준에선 아예 폭행 및 가혹행위 처벌 조항이 없었다. ‘그밖의 비행사실’ 규정에 따라 처벌 수위를 결정했다. 징계권자인 지휘관의 자의적 판단에 따라 처벌 수위가 정해졌다는 얘기다.

실제로 국가인권위원회는 2014년 2월 ‘군 징계 영창제도 개선을 위한 정책권고’에서 “상습적이고 상해를 동반한 폭행을 했음에도 지휘관의 재량에 따라 형사처벌을 하지 않고 영창 처분을 하는 경우가 다수 발견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기본적으로 영창 처분은 군 인사위원회에서 결정되는 것으로 범죄 사실이 기록되지 않고 격리 수용한 일수만큼 제대 날짜만 늘어난다. 군사법원을 통한 형 확정으로 실형을 사는 형사처벌과는 구별된다. 반면 이번에 개정된 훈령에서는 인사위원회를 통한 처분만으로도 파면이나 해임 등의 중징계를 통해 실질적 불이익을 준다는 것이 특징이다.

음주운전 적발시 2회 이상은 최소가 정직

국방부의 이번 군인·군무원 징계업무처리 훈령 개정은 2014년 4월 발생한 윤 일병 폭행 사망 사건이 직접적인 원인이 됐다. 당시 육군 28사단 의무중대에서 근무하던 윤 일병은 선임병들에게 한 달여간 폭행 및 가혹 행위를 당해 사망했다.

개정 훈령에 따르면 영내 폭행이나 가혹행위 발생시 간부는 기본적으로 정직이나 감봉 처분을 받는다. 사태가 심각할 경우 파면 및 강등 조치가 내려진다. 병사의 경우에도 영창이나 휴가제한의 처벌을 받으며 심할 경우 계급을 강등 당할 수도 있다.

이번 개정 훈령에서 주목할 점은 영내 폭행이나 가혹 행위를 묵인 및 방조한 행위에 대해서도 처벌하도록 한 것이다. 묵인 및 방조 행위에 대한 지휘관 처벌은 기본이 감봉이다. 지휘관 외에 폭행 및 가혹행위를 방조하거나 묵인한 간부 역시 감봉이나 근신 처분을 내릴 수 있도록 했다. 묵인 및 방조 행위를 한 병사의 경우에는 분대장은 영창~휴가제한, 기타 병사는 휴가제한의 처분을 받는다.

게다가 개정 훈령은 영내 폭행 및 가혹행위가 심각할 경우 부내 자체 징계 절차에 앞서 군 수사기관의 수사를 받도록 했다. 형사처벌에 더해 징계까지 받아야 한다는 의미다. 2주 이상의 상해발생(진단서 발급은 필수조건이 아님)·상습성·계획적 범행·범행의 주도적 실행·2인 이상 공동 범행·다수의 피해자 발생·흉기 및 기타 위험한 물건 사용·잔혹한 범행 수법 등의 사례가 이에 해당된다.

국방부 관계자는 “군 징계영창제도 개선을 위한 국가인권위원회 정책 권고에 따라 병영문화혁신 추진의 일환으로 영내 폭행·가혹행위 징계 양정기준을 신설했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국방부는 이번 개정 훈령을 통해 지휘체계문란(음해무고·허위신고)자와 음주운전자에 대한 징계 양정기준을 상향 조정했다. 특히 음주운전의 징계 양정기준을 최초 음주운전에서 혈중알코올농도 0.1% 미만이라도 감봉~견책을, 2회 이상 음주운전시에는 해임~정직(기존 정직~강등) 처분을 내릴 수 있도록 강화했다.

가혹행위는 물리적·비물리적 가혹행위를 모두 포함 묵인: 폭행·가혹행위를 직접 목격하거나 보고 받은 사람에 한정. 다만 목격자가 피해자이거나 가해자보다 하급자(병은 후임병)인 경우 에는 징계대상에서 제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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